『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줌마가 있다.』
친숙하고 정다운 말인 「아줌마」의 이미지가 날로 나빠지고 있다. 한낱 우스갯소리로 넘기기에는 낮춰 내리는 정도가 심하다. 하지만 아줌마는 분명 나라의 기둥이자 건전한 소비문화를 책임지는 주역이다.
그런 아줌마들이 달라지고 있다. 고학력 아줌마가 늘어나고 정보화가 진전되면서 사이버공간에 등장하는 아줌마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굳이 직업을 갖는다거나 여성단체의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사이버공간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가정주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아줌마들만의 감각·흥미·재미를 반영한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줌마에 의한, 아줌마를 위한, 아줌마의 인터넷을 표방하는 사이트 아줌마닷컴(http://www.azoomma.com)도 등장했다. 이 사이트에는 「색종이 사랑방(개설자 hun904)」 「예비 엄마들의 모임(eve27)」 「부업세상(doggebi)」 「코스닥이 뭐야요?(dragon93)」 등 최근까지 140여개 동호회가 개설돼 정보교환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사이버작가」, 개인 홈페이지를 모아놓은 「아줌마 마을」 등에서 아줌마들이 제공하는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동통신업체들도 N세대 마케팅에 이어 아줌마에 주목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아이우먼」 요금제를 선보여 두 달여만에 4만여 가입자를 확보하는 결실을 올렸다. SK텔레콤도 지난 3월 「미즈」 요금제를 내놓아 역시 4만여 가입자를 모았고, 신세기통신도 지난달부터 「아이레이디」를 판매해 약 2만5000 가입자를 학보했다.
이들 3사는 아줌마들의 생활주기(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저렴한 기본료, 낮에 싸고 저녁에 비싼 요금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또 2, 3개 번호를 지정해 싼 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정주부들의 구미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케이블TV 홈쇼핑 채널이나 인터넷 홈쇼핑 사이트의 성공도 아줌마들의 구매력에 힘 입은 결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제 『세상에는 멋지고 힘 있는 아줌마가 많다』고 말할 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