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소외계층을 위한 정보기기 개발이 한창이다.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 인터페이스 기능, 사용법이 단순화된 그런 정보기기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PC나 이동전화 기증에서 정보소외 계층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으로 풀이된다.
일반인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안고 사는 장애인에게 정보통신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정보통신기술은 이들에게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손발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중이거나 사용중인 복지정보통신 단말기들은 노인, 치매환자를 위한 위치확인시스템, 장애인용 전화기, 물리치료기 등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복지정보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장애인에 대한 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점차 연구개발 분야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개발됐거나 개발중인 기술은 통신망과 음성인식기술, 각종 센서기술을 접합한 복지전화시스템, 수신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음성내용 문자표시시스템, 멀티입력전화기 등이다. 또 자동자막생성시스템, 화속변환시스템, 음성재생호출기, 문자방송 음성재생시스템, 위험한 장소를 알려주는 행동유도시스템, 광역긴급연락시스템, 건강정보 모니터링시스템도 연구개발중이다.
장애인을 위해 오랫동안 연구개발한 사람으로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변증남 교수가 꼽힌다. 변 교수는 그간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로봇팔이 장착된 휠체어를 개발한데 이어 컴퓨터를 이용해 언어장애인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수화통역시스템을 개발했다. 상업화를 앞두고 있는 수화통역시스템은 언어장애인이 일반인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대화를 수화로 표시해 준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될 경우 언어장애인의 일상생활 영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92년부터 95년까지 한국IBM이 후원한 점자번역프로그램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길태영씨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다. 길씨는 국내 최초로 한·영 점자의 약자처리가 가능한 프로그램 「새글」을 개발한 데 이어 시각장애인용 문서편집기 「소리문」 개발을 마쳤다.
열림기술 김희수 사장의 활동도 괄목할 만하다. 김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난청노인 및 중급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개발한 골도진동자를 이용해 통화가 가능한 전화기를 만들어 수출까지 해냈다.
김 사장은 특히 「골도전화기」를 상품화해 미주지역에 「미라클폰」이라는 자체브랜드명으로 수출중이다.
삼성전자도 고저음을 선별적으로 증폭시켜주는 청각장애자 및 난청자용 「이퀄라이저폰」을 개발했다. 또 문자인식 기술을 이용해 단순한 키보드 조작 만으로 시각 장애인들이 편지, 글쓰기 등 문서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시각 장애인용 소프트웨어도 내놓았다.
업체들의 이같은 복지정보통신 단말기 출시는 장애인과 노인이 정보통신 시장의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부 제품들이 「장애인용 제품」이라기 보다는 「장애인을 고려한 제품」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