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주성엔지니어링

31일 주식시장의 폭발장세와 더불어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 http://jseng.com)의 주가도 상한가로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 2월 10일 한때 12만1000원을 기록하던 것에 비하면 이날의 2만7700원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이날의 장세와는 관계없이 얼마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회복세를 이어갈 것인가가 관심사다.

반도체 전공정장비인 CVD(Chemical Vapor Deposition)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10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단숨에 11만원(액면가 500원)을 돌파했고 지난 2월 10일에는 장중 한때 12만1000원까지 올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선 3월에도 8만원과 10만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자 당시 증시 전문가들은 저항선으로 인식되던 10만원을 돌파함은 물론 20만원까지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 회사의 주가도 지난달 들어 5만원대로 밀렸다. 급기야 지난달 24일에는 2만9500원으로 공모가를 밑돌기도 했다. 이는 주식시장의 하락세와 1·4분기 매출 결과가 당초 기대치를 밑도는 101억원을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의 1·4분기 매출부진에 대해 『반도체 장비 시장의 특성상 반도체 소자업체의 설비투자 효과가 주로 3분기 이후에 나타난다』며 『특히 본격적인 매출이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차세대 램버스 D램 제품양산에 따른 장비 업그레이드와 256M와 1G D램에 대응하기 위한 300㎜ 웨이퍼 가공용 신규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세계적인 PVD장비업체인 ULVAC재팬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어 이를 통한 매출확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당초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안성호 서울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현대그룹, 특히 현대전자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청주공장 반도체 신규라인 증설이 올해 8월에서 내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에 주성엔지니어링이 당초 매출목표인 1237억원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선보인 차세대 제품 「유레카3000」이 현재 주매출원인 「유레카2000」 이상의 매출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 웨이퍼 시장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선도업체였지만 300㎜ 웨이퍼 시장에서 반드시 수위를 차지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300㎜ 웨이퍼 시장에 관한 가시적인 비전이 없는 한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영곤 주성엔지니어링 이사는 『현대전자의 설비투자 연기 등으로 인해 올해 매출액은 750억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지만 이를 제외한 국내외 설비투자가 거의 확정된 상태라 매출은 시간이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대만업체에 「유레카3000」 시제품을 공급해 성능을 인정받은 상태여서 지속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