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미래를생각하는모임(회장 차재원)의 5월 토론회가 지난 3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서는 OS플랫폼, 정보단말기,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등의 발전방향과 그에 따른 대처방안 등을 주제로 업계 관계자들과 대학 연구자들이 2시간에 걸쳐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는 한국오라클의 양수환 기술팀장, 삼성전자의 이영하 이사, 한국IBM의 이휘성 이사 등이 나섰으며 OS플랫폼의 승부, PC 이후 정보단말기의 방향,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벌어진 자유토론 시간에서 참석자들은 임베디드OS 분야에 관련업계가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이외에도 ASP사업의 발전을 위한 방안, 중국시장 공략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토론내용을 정리했다.
◇서진구(코인텍 사장)=최근 ASP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ASP사업의 성공 여부에 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지만 어쨌든 대세는 낙관론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하다. 우선 네트워크 환경 등 ASP사업을 위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고 또 최근 한 SI업체가 1100개 중견업체를 대상으로 행한 조사에서 보듯 기업 전산담당자들의 ASP 의지 역시 큰 것으로 확인됐다. ASP사업은 단순하고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임대에서부터 복잡한 사내의 핵심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임대의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사업체간 업무조정, 협업 등을 통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기순(LGIBM 상무)=ASP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가능성이 큰 영역이지만 비즈니스화되고 실제적인 수익이 발생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직까지 전산실 관계자들의 의지도 약한 상태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ASP의 필요성과 이점에 대한 교육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백용(바이텍시스템 사장)=성장가능성에도 불구하고 ASP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의 문제를 안고 있다. 업체마다 고유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갖고 있고 그 프로세스에 맞는 시스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ASP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휘성(한국IBM 이사)=그룹웨어나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각 업체의 요구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ASP서비스의 경우 이런 커스터마이징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을 필요로 하는 형태로는 발전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제공되는 서비스에 맞게 기업의 업무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관행을 유지하고자 하는 속성이 강한 국내 상황에서 ASP서비스가 발전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이를 극복하고 서비스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유승화(아주대 교수)=오라클과 같은 대형 외국 업체들은 중대형 서버나 중대형 솔루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정보단말기나 휴대단말기 등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이러한 단말기에 적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이점을 갖고 있다. 최근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단말기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다양화하면서 이들 소프트웨어 시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임베디드OS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박기순=오래 전부터 모든 가전제품에 OS와 CPU가 포함되고 지능형 가전제품이 발전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최근 물의 양이나 세제량 등을 조사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세탁기가 출시되는 등 이제 정보가전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은 누구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태인(퓨전인텍 사장)=9월부터 통신과 관련된 정보가전 솔루션을 갖춘 아파트가 분양된다고 들었다. 집단가구 형태의 한국적 상황은 정보가전의 기능과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외국에 진출하는 것도 용이하다. 정보가전에 적용되는 OS가 문제가 될 듯한데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거나 반MS 정서가 강한 유럽·일본·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의 측면에서 볼 때 리눅스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ASP사업의 경우 처음부터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는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 점차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석환(벤처컨설팅 사장)=최근 아파트에서 LAN을 구축하는 것이 유행이다.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TV나 웹패드 등이 발전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영하(삼성전자 이사)=ADSL 역시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DSL라인의 경우 브라우저만 있으면 매개체 없이 그대로 인터넷으로 연결해준다.
◇장세탁(리인터내셔널 고문)=국내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있다. 이제 이러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세계화해야 할 시점인데 특히 우리와 비즈니스 관행이 유사한 중국 진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경우 반미정서가 큰 관계로 자체 OS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중이고 그 대안으로 리눅스를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리눅스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최두환(네오웨어 사장)=임베디드OS에서 활용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개발 역시 중요하다.
◇장인경(마리텔레콤 사장)=한국은 게임 등 콘텐츠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콘텐츠산업의 해외진출에 하드웨어 등 관련업계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기호(네비스텍 사장)=이미 10여년 전부터 객체지향 기술에 대한 논문들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기술이 실제 활용되고 있지는 못하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의 준비상황이 궁금하다.
◇이휘성=90년대에 들어서면서 객체지향 기술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론적인 적용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관련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 비즈니스에 활용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e비즈니스가 발전하면서 객체지향 기술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번 커지고 있는데 EJB, JSB, 자바 빈 등 현재 자바언어와 관련된 기술은 많은 부분 객체지향 기술과 관련이 있다. 아직까지 재사용 가능한 부품이라는 개념으로 개발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발전가능성은 충분하다. IBM의 경우 필요로 하는 업무를 정의하면 관련 부분만을 연계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샌프란시스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객체지향 기술에 정통한 전문인력의 부족 문제, 고객들의 지식부족 문제 등으로 이 프로젝트는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객체지향 기술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다.
◇유병배(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상근부회장)=현재 정보통신부에서 컴포넌트 뱅크에 들어가는 3000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중이고 컴포넌트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축적한 각자의 노하우를 내놓기 꺼린다는 점이다.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컴포넌트 뱅크가 구축돼야만 컴포넌트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