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나우 노승환 사장(32)은 평소 『21세기는 생각의 속도보다는 실천의 속도가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한다.
그의 이러한 지론 속에는 남들이 생각해 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생각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신속히 사업에 적용, 수익모델을 창출해 내는 「실천의 속도」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때문에 노 사장은 직원들에게 준비를 잘 하겠다는 생각보다도 일단 일을 벌여놓고 순발력있게 처리해 나가는 습성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더 강조한다. 매사를 완벽하게 준비한 후 이를 사업화하는 방식은 대기업에 적합하지만 남들보다 서너 걸음 앞서야만 성공할 수 있는 벤처기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성공을 위해서는 전직원들이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지식 및 기술을 체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각자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잠재력을 가미할 수 있어야만 성공적인 사업모델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강조하는 그는 회사의 회의실 공간을 유달리 넓게 배분해 놓고 있다. 벤처기업 답지 않게 20여명의 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실 공간을 사내에 마련한 것은 매주 토요일 실시하는 콘퍼런스를 위한 것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토요일에 업무를 해서는 안되며 회의실에 모여 직원 각자가 준비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도록 되어 있다. 새로운 지식을 발굴하고 이를 모든 직원이 공유해 지원들간의 지식격차를 없애겠다는 취지에서다.
노 사장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있어서 만큼은 남다른 감각이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통합메시징시스템(UMS) 서비스의 개념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정립되기 이전인 지난해 1월 UMS 서비스 사업진출을 결심했다.
그후 3개월여 기간동안 서비스 준비를 마치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국내 여건이 성숙돼있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UMS에 대한 개념정립이 이뤄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다가 모 이동통신서비스 회사의 「잘자 내꿈꿔」라는 내용의 광고가 N세대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자 지난해 12월 1일 UMS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노 사장은 당초 일반인 대상으로 무료 UMS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 서비스 사업자 대상의 ASP로 급전환한다. 일반인 대상의 무료 UMS 서비스는 짧은 기간에 수십, 수백만명의 회원을 모집하는데는 효과가 있지만 수익모델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베스트나우는 주력사업으로 UMS ASP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인터넷 관련기업이 포트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UMS 장비를 갖추지 않고도 UMS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임대해주는 사업이다.
노 사장의 결단에 따른 전략은 일단은 보기좋게 들어맞으면서 베스트나우를 국내 최초의 UMS ASP로 우뚝 서게 했고, 서비스 6개월만에 우리나라 UMS 서비스 시장의 85% 이상을 독점하면서 UMS 서비스 부문을 선도하는 최고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라스트원, 오늘과내일, 지오피아, 네오포인트 등 쟁쟁한 고객들이 베스트나우의 UMS를 제공받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프리챌, 인츠닷컴, 한겨레하니메일, 솔빛미디어, 키텔, 주부닷컴 등 20여개 회사도 도입계약을 체결, UMS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노 사장은 세계화 시대에 국내 1위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만 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미 일본과 필리핀에 UMS를 공급, 연동망을 구축했다. 또 연말까지 북미, 유럽지역 10개 국가에 추가로 진출해 국제 로밍서비스에 나서는 한편 1, 2년내에 전세계 140개국에 진출, 다국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