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벤처투자시장의 냉각으로 자본조달(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해외 벤처자금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국내 벤처투자업체들이 최근 신규투자를 자제하자 자금조달에 목이 마른 벤처기업들이 해외로 방향을 전환, 미국·일본·홍콩·영국·대만·싱가포르 등 해외 벤처캐피털을 통한 자금유치에 적극 나섰다.
특히 해외 벤처캐피털을 통한 투자유치는 단순 자금조달 외에도 해외시장 공략, 전략적 제휴 추진, 정보 습득 등 해외 비즈니스에도 적지않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돼 벤처기업들의 해외 벤처캐피털을 통한 자본조달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단문메시지서비스(SMS)서버기업인 이큐텔레콤(대표 심성식)은 최근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싱카라로부터 34만달러에 달하는 외자를 유치했다. 이어 추가 자본유치와 해외 마케팅 및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미국 투자기관으로부터 대형 투자를 유치하기로 하고 현재 심 사장이 미국을 방문, 협상중이다.
벤처인큐베이팅 전문업체인 미래랩(대표 이정석)은 최근 홍콩계 펀드로부터 전환사채(CB) 발행 형태로 1000만달러(약110억원) 상당의 벤처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올상반기 안에 해외에서 2000만달러 정도의 추가 자본유치를 추진중이다. 미래랩은 이를 통해 인큐베이션중인 국내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과 외자유치의 가교역할을 맡는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초의 콘텐츠 경매사이트를 개발, 본격 서비스 개시를 앞둔 엠디컴(대표 황금용)은 초기자본부터 아예 외국 투자기관에서 조달하기로 하고 올초부터 영국계 벤처캐피털인 A사와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 커뮤니티사이트 운영업체인 프리챌(대표 전제완)은 미국 GE캐피털이 포함된 투자 컨소시엄에서 1000만달러를 유치, 해외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며 이동통신부품 제조업체인 셀레콤(대표 오세태)은 대만 CDIC와 GAAM으로부터 40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밖에도 인터넷폰 개발업체인 웹콜월드, 메디컬 벤처기업인 대성메디테크 등 최근들어 국내 벤처투자시장의 위축속에서 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벤처자금을 유치하는 벤처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생 벤처기업인 M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냄비근성이 만연돼 코스닥시장이 위축되자 벤처캐피털업체들이 금새 발을 빼는 반면 외국 투자기관들은 비교적 소신을 갖고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며 『특히 외국 캐피털로부터 자본을 유치하면 대외적인 지명도와 회사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