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신규로 등록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우리사주분을 매도하기 위한 퇴직신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코스닥과 벤처열기로 「우리 회사도 코스닥으로 가서 직원들의 이익을 도모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최근 벤처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주가가 예상처럼 오르지 못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5월 코스닥에 신규등록한 한 회사는 등록을 앞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사주분을 팔 시점에 대한 술렁임이 시작됐다고 한다. 현행 우리사주분은 주식를 받은 후 1년이 지나야 팔 수 있게돼 있지만 시장상황이 밝지 않자 차라리 신규등록 후 주가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시점에 퇴사를 하고 주식을 팔아 이익을 얻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우리사주분을 팔 경우 2∼3년 동안 회사에서 일하며 받는 금액 이상을 한번에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직원은 『어떤 기업은 경영진에서 직원들의 이익실현 요구가 높자 퇴사를 통해 사주를 팔게하고 다시 같은 직장, 같은 보직으로 재취업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다』며 『코스닥 등록 전부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주식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는 경우를 봤다. 또 이런 경향은 비단 우리회사만의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수 직원을 잡아두기 위한 스톡옵션도 주가 하락으로 힘을 못쓰고 있다.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직원 퇴사를 통한 주식매입선택권 부여취소」 공시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금전적으로 또는 회사의 발전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느낀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창업이나 다른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코스닥에 진입한 기업들이 처음의 순수한 벤처정신을 잊고 연구개발보다는 돈의 흐름을 ●는 것은 기업을 믿고 투자해 준 투자자를 외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향후 성장성 제시에도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