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시장 과잉 공급우려

그래픽카드 시장에 신규업체가 대거 가세하면서 참여업체 난립에 따른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2일 그래픽카드 업계에 따르면 그래픽카드를 생산하거나 새로 제조에 나선 업체의 수가 10여개에 달하고 있으며 여기에 단순히 외산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도 30개를 넘고 있어 협소한 국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가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그래픽카드는 월 평균 15만장 수준으로 현재 월 평균 수요량인 5만장의 3배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단타성으로 수입하는 업체의 제품까지 포함시킬 경우 이보다 더 많은 제품이 시중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제이스텍과 시그마컴, 택산전자, 아이지텔레콤 등이 PC 생산업체에 직접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왔지만 이들 업체 외에 지난해 말부터 에바트티앤씨와 슈퍼마이크로시스템, 인사이트텔넷컴, 태근컴퓨터, 성호정보통신 등이 제조라인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그래픽 카드와 멀티미디어 카드 제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수입업체인 퍼스트시스템이 최근 자체 생산을 선언했으며 제이씨현시스템, 석영인텍, 서울시스템, 퓨처파워를 비롯해 약 20개 이상의 그래픽카드 수입판매에 업체가 이 시장에 가세,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에서는 올 초까지만해도 10만원대에 거래되던 주력모델인 「M64」 제품과 「G포스」 그래픽카드 공급가격이 6만∼7만원선까지 폭락하는 등 덤핑경쟁이 만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를 비롯, 중견 PC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OEM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행망용 PC 수요가 크게 늘어나 다소간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월 약 10만∼20만장의 시장을 노리고 OEM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가격경쟁이 빈발하고 있다.

이와관련 그래픽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카드류 주변기기에 비해 그래픽카드 시장이 업그레이드 수요면이나 OEM 시장면에 있어 상대적으로 시장이 크다는 점 때문에 공급업체 수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PC 공급업체에 대한 OEM 거래선이나 상품 브랜드, 해외판로 확보 여부에 따라 조만간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