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700여개의 체인점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PC방 업체인 「게토」가 공동 운영사인 세화인터넷(대표 이광섭)과 청오정보통신(대표 한승문)의 제휴 파기로 사실상 좌초됐다.
세화인터넷은 최근 사명을 게토코리아로 변경, 청오정보통신과의 제휴를 파기하고 게토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추진한다고 선언했으며 청오정보통신도 멀티소프트와 합병, 네츠웍스코리아를 설립해 독자적인 PC방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제휴관계를 맺은 이후, 그동안 시스템 관리 프로그램 개발 및 기획 업무는 세화측이, 체인점 영업 및 관리는 청오측이 각각 전담해왔다. 따라서 갑작스런 이같은 양측의 발표는 매우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왜 결별하고 말았을까.
이에 대해 게토코리아측은 청오정보통신측의 독자적 사업 추진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게토코리아의 이광섭 사장은 『청오정보통신측이 한마디 협의도 없이 멀티소프트와 합병을 추진했고 최근에는 게토 관리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인 애드게이터컴을 끌어 들였다』고 주장했다.
청오정보통신측의 주장은 좀 다르다. 한승문 사장은 『세화인터넷이 자금확보를 위해 대외홍보를 하면서 게토가 마치 세화인터넷의 것인 것 처럼 포장해왔다』면서 『오프라인망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를 마치 서드파티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세화인터넷과 더이상의 관계를 지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가장 입장이 난처해진 곳은 바로 게토 프렌차이즈 가맹점들이다. 현재 게토에 가맹한 대부분의 PC방들은 청오정보통신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는 청오측 가맹점이다. 하지만 관리프로그램 및 게토 브랜드 권한을 게토코리아가 갖고 있어 가맹 PC방들은 「게토」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게토코리아와 재계약을 하든지 아니면 네트웍스코리아의 새 브랜드인 「네텔」로 변경해야 한다. 가맹점들은 뜻하지 않게 선택을 강요받게 된 것이다.
결국 고래싸움에 새우등만 터지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