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은 현재 저평가돼 있을까, 고평가돼 있을까.」
코스닥시장이 연초에 비해 3분의 1 이하의 가격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견해와 저평가돼 있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특히 지난달 말 코스닥지수 120선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에 따라 매수세에 가담했던 개인과 기관, 외국인 등 투자자간에도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4일 삼성증권은 코스닥에 등록한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성을 가미한 수익성 지표를 조사한 결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나 중소형주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80개 코스닥 등록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PEG는 0.16배로 나타났으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의 PEG는 0.32배, 중소형주의 PEG는 0.27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스닥 등록기업이 거래소와 비교해 지나치게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 3월 현재 국내 정보통신 생산은 95년에 비해 3.5배 늘어난 반면 정보통신산업을 제외한 산업 생산은 13% 증가에 그쳤다』며 『이는 국내 산업이 인터넷과 무선통신에 바탕을 둔 정보통신산업이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이들 기업이 주축이 된 코스닥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스닥시장도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안정 등으로 리스크가 남아있고 큰 폭의 주가 변동성도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원증권은 이날 동원경제연구소를 통해 코스닥시장의 주가가 거래소에 비해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동원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거래소와 코스닥으로 소속은 다르지만 업종이 유사한 16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10일과 5월 31일 주가수준을 비교한 결과, 거래소 기업의 주가수준은 코스닥 동종업체와 비교할 때 여전히 낮고 그 격차도 크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83.44에서 144.15로 49.1% 하락한 반면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891.36에서 731.88로 17.9% 떨어져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종합주가지수 낙폭의 두배를 넘었다. 하지만 동종업체인 거래소의 콤텍시스템의 주가수준은 코스닥 동종업체인 인성정보의 41%에서 43%로 2%포인트, 대륭정밀(거래소)은 기륭전자(코스닥)의 21%에서 24%로 3%포인트, 케이씨텍(거래소)은 아토(코스닥)의 44%에서 48%로 4%포인트씩 격차가 각각 좁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닉소텔레콤(거래소)은 스탠더드텔레콤(코스닥)의 64%에서 81%로 17%포인트, 대덕전자(거래소)는 심텍(코스닥)의 53%에서 66%로 13%포인트, 금호전기(거래소)는 우영(코스닥)의 65%에서 72%로 7%포인트 정도 격차를 좁히기는 했지만 코스닥 등록기업이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동종 업체라 하더라도 거래소는 현재의 가치가, 코스닥은 미래의 가치가 높게 평가돼 있는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매출이나 수익구조에서 거래소 상장기업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가 높은 것은 투자자들이 코스닥의 성장성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승정기자 seung@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