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권역 확대를 놓고 방송사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 민방·종교 방송 등 방송사들은 방송권역 및 시청권 확대를 위해 중계소 추가 설치를 통한 방송권역 확대, 신규 채널 추가 개설, 송신출력 증강 등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접 방송국 또는 경쟁 방송사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송사간 갈등이 가장 심한 곳은 지역 민방인 부산방송과 울산방송. 다른 지역 민방들이 대부분 방송권역을 도권으로 확대했으나 이 지역은 인접한 곳에 두개의 방송사가 존재해 도권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부산방송은 최근 마산·진주 등의 지역까지 방송권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 인접 지역 민영 방송사인 울산방송과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방송측은 이미 경인방송·광주방송·전주방송 등 대부분 지역 민방이 도권으로 방송권역을 확대했는데 부산방송만 방송권역이 좁아 광고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방송위측에 방송권역 확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위측은 부산방송에 방송권역을 확대해 줄 경우 울산방송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고 가급적 양 방송사가 합병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광주방송도 그동안 지역 민방이 없는 제주지역 진출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제주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심한데다 최근 방송위원회에서 제주지역 중계소 설치를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 방송권역 확대가 힘든 상황이다. 제주지역 여론도 독자적으로 민방을 설립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종교방송인 극동방송과 기독교방송(CBS)도 강릉·속초 지역 FM방송의 개국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극동방송과 기독교방송은 최근 정부로부터 속초와 강릉 지역 라디오 방송을 허가받았으나 방송권역이 중첩돼 문제가 되고 있다. 당초 극동방송은 속초 지역에 송신소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KBS와 혼신 문제가 발생하자 강릉의 괴방산으로 송신소 이전 계획을 세웠지만 영동 방송 개국을 앞두고 있는 기독교방송측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교통방송도 최근 송신출력을 7㎾로 증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