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I 시장 닻 올랐다

정보보호의 근간인 공개키기반구조(PKI : Public Key Infrastructure) 구축사업이 올들어 각 e비즈니스 분야에 걸쳐 활발해지면서 PKI가 전자상거래 관련시장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안전한 인터넷뱅킹과 트레이딩을 위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일어났던 PKI 시스템이 최근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에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올들어선 인증기관 설립이 러시를 이루면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와 애플리케이션서비스프로바이더(ASP)시장에 이르기까지 PKI 솔루션 채용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PKI는 암호와 복호화키로 구성된 공개키를 이용해 송수신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디지털 인증서를 통해 사용자를 인증, 무단 해킹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차세대 보안기술이다.

이같이 PKI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PKI가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거래와 e비즈니스를 위해 거래 당사자와 사용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고 거래정보의 보안 유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올해 전자서명법이 공식 발효되면서 인증기관이 잇따라 인증서비스 선점에 적극 나서는 것도 시장활성화의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미 올초 한국전자인증이 인증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증권전산·한국정보인증이 PK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착수했다. 또 최근 공인인증기관 자격을 딴 금융결제원이 다음달께 서비스에 나서며 행정자치부·한국전산원도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PKI 기반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증권전산은 삼성화재·증권거래소·신흥증권 등에 인증시스템을 공급한 데 이어 금융권과 쇼핑몰업체를 중심으로 시장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정보인증도 삼성생명·교보생명·제일화재 등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정보인증은 먼저 금융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나서며 일반 인터넷기업도 적극 공략키로 했다.

이밖에 최근 공인인증기관으로 허가를 받은 금융결제원이 상용서비스를 위해 공공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활발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행정자치부와 한국전산원이 상용서비스를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주요 보안솔루션 업체들의 PKI 시장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산업 계열 소프트포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민·주택·조흥은행에 PKI 솔루션을 공급한 데 이어 증권사와 선물업체, 전자상거래 업체에 광범위한 사이트를 확보했다. 소프트포럼은 앞으로 B2B 전자상거래와 무선인터넷 업체를 겨냥한 PKI 솔루션을 개발키로 했다.

지난해 행정자치부에 PKI 솔루션을 구축한 펜타시큐리티도 증권전산·하나은행·주택은행 등 10여곳에 자체 개발한 PKI 제품을 공급했다. 올 상반기 PKI 분야에서 가장 큰 매출액을 올린 펜타는 PKI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증권회사, 공공기관, B2B 전자상거래 업체 등으로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다른 업체와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전략이다.

이니텍도 올해 들어서만 신한·제일·서울은행을 비롯해 대신증권·동원증권·한솔CSN·KTB·금융감독원·아시아나·금호그룹 등 20여군데에 자체 개발한 PKI 시스템을 공급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케이사인·시큐어소프트·트러스트컴·드림시큐리티 등 대부분의 보안업체가 자체 PKI 솔루션을 개발하고 관련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시장선점을 위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보호처리학회 남길현 박사(국방대학원 교수)는 『국내에서도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비즈니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PKI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PKI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어 수출도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PKI 솔루션은 인증기관 서비스 시장확대에 힘입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63%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오는 2002년 세계 PKI 솔루션 시장이 9억9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