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인터넷 1세대 돌아온다

국내 인터넷산업 형성기에 회사를 창업해 어렵게 일궈놓은 자식 같은 회사를 두고 떠났던 인터넷 1세대들이 인터넷 업계로 돌아오고 있다.

올초 한국피에스아이넷을 떠난 허진호 사장의 경우 지난 3월 아이월드네트워킹이란 인터넷 기반 ASP업체를 통해 현업에 안착했고 지난 4월 국내 최초의 적대적 M&A의 표적이 돼 경영권에서 물러난 전 골드뱅크 김진호 사장, 지난해말 아시아넷에 지분 54%를 양도하고 지난달 3W투어를 나온 장진우 사장, 지난달 미묘한 경영권 문제로 인티즌을 나온 박태웅 사장 등도 새 회사의 창업자나 전문 경영인의 형태로 업계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1세대는 대부분 자신이 만든 회사를 나온 후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돌아다니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주변세력을 규합해 회사를 만들어 새 출발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3W투어 사장자리에서 물러난 장진우씨는 5일 「J&C홀딩스컴퍼니」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새 출발한다.

지난 4월 골드뱅크를 떠났던 김진호 사장은 골드뱅크 시절 추진하던 일본 진출 계획을 개인사업으로 전환, 일본에 새 둥지를 틀고 사업을 시작한다. 김 사장은 오는 12일 엠스테이션(가칭)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무선이동통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를 구축, 이들을 인터넷 광고나 전자상거래로 연결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엠스테이션에는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자(ISP), 결제업체 등 3개사가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인티즌 대표를 물러난 박태웅 사장도 이번주 중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모 업체의 전문경영인으로 업계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아이월드네트워킹이라는 인터넷 기반 ASP업체를 만들어 다시 돌아온 허진호 사장은 최근 활발한 수주와 외자유치 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만들고 궤도에 올려놓은 벤처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우기보다는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아이디어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새 회사를 차려 벤처의 길을 걸으려는 특유의 벤처정신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1세대 벤처인의 경우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뒤 다국적 기업이나 지주회사에 지분을 넘기고 나왔다는 인상을 남겨 준 사례도 있다』고 지적, 『이는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 거품 논쟁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는 선의의 젊은 벤처인들을 더욱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