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품의 도전을 받고 있으나 평판디스플레이의 주력은 역시 액정표시장치(LCD)다.
고해상도, 완전한 풀컬러 구현, 저소비전력, 박막화, 낮은 제조원가 등 LCD를 제칠 만한 평판디스플레이는 아직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LCD는 좁은 시야각, 불완전한 동영상 구현의 문제로 다른 디스플레이의 추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LCD가 음극선관(CRT)을 제치고 2000년대 디스플레이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점친다. CRT가 인터넷 붐에 편승한 PC 특수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2000년대 하반기에는 성능은 더욱 개선되고 값은 싸질 LCD에 왕좌를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탠퍼드리서치는 최근 2005년께 LCD시장이 278억달러(TFT LCD는 237억달러)로 45%의 점유율을 달성, 268억달러의 CRT시장(점유율 43.4%)을 제치고 주력 디스플레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예측은 LCD가 기존 CRT시장을 잠식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조짐은 이미 나타났다.
먼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경우 주력인 노트북컴퓨터시장에서 모니터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노트북컴퓨터용 TFT LCD의 성장률은 15% 안팎인데 비해 모니터용 TFT LCD의 성장률은 40%를 웃돌고 있다.
TFT LCD는 급속도로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TFT LCD는 또 컬러TV시장에도 진출해 컬러TV용 브라운관(CPT)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LG필립스LCD·샤프 등 주요 TFT LCD 업체들은 지난달 열린 국제 디스플레이전시회인 「SID 2000」에 20인치대 LCD TV를 경쟁적으로 출품, TV시장을 적극 공략할 뜻을 비쳤다.
이들 업체의 관계자들은 디지털방송의 시각과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내년부터 LCD TV시장이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공정기술의 한계로 LCD TV의 크기는 40인치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에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이라는 강력한 상대가 도사리고 있다.
휴대형 디스플레이로 주로 쓰는 슈퍼트위스티드네마틱(STN) LCD도 유기EL·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 등의 강력한 도전자들이 있으나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성장세는 완만해 2000년대 중반부터 유기EL 등에 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국내외 STN LCD 업체들은 시장지속을 위해 컬러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말께는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TFT LCD에 대한 기술개발 방향은 고성능화와 대형화에 맞춰져 있다. 모니터용과 고선명TV(HDTV)용으로 쓰려면 지금 수준의 성능으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10㎳ 이상의 응답속도와 10만시간 이상의 수명, 160도 이상의 시야각 확보, 디지털신호처리 등을 위해 연구개발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대형 제품에 대한 선호 추세에 대응해 15인치와 18인치 제품의 개선과 2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의 상용화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TFT LCD 업체들은 기존의 CRT와 새로운 평판디스플레이에 맞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재와 부품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수율을 높이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및 고성능 LCD의 상용화에 필요한 고밀도의 화학증착 및 에칭 공정을 위한 장비 개발이 아직 뒤따르지 않고 있으나 머지않아 해결될 것』이라면서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TFT LCD가 전체 평판디스플레이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