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에 일부 업종이나 아이템에 투자를 집중하는 이른바 테마형 벤처펀드 결성이 크게 활성화되는 가운데 최근들어 특정 분야나 특정 업종에 투자를 주력하기 위한 전문 창투사 설립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6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정보기술(IT)·생명공학 등 특정 유망업종이나 인수합병(M &A), 전략적 제휴 등과 같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벤처투자에 집중하는 전문 창투사가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이는 벤처투자시장이 대형화돼 일부 자본여력이 풍부한 대형 창투사나 신기술금융사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중소형 벤처캐피털의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분야나 영역에 차별화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벤처비즈니스가 갈수록 다변화, 특화된 투자전략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설립된 지식과창조벤처투자(대표 김태형)는 M &A의 전문 창투사로 불릴 만큼 M &A 투자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50억원짜리 M &A 펀드를 결성, 현재 8개 기업에 35억원을 투자했으며 조만간 100억원 규모의 M &A 2호 펀드를 만들어 유무선통신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업체에 투자할 방침이다.
한국IT벤처(대표 연병선)와 스틱IT벤처(대표 황시봉)는 IT업종의 전문 창투사로 자리를 완전히 굳힌 케이스다. 이들 두 회사는 벤처 붐 조성의 견인차 역할을 한 정보통신 바람에 힘입어 IT 부품·장비·시스템·SW 등에 특화, 공격적 투자에 나서 현재 각각 1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하는 등 벤처투자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닷컴벤처스(대표 배재광)는 인터넷 벤처기업, 즉 「닷컴기업」에 투자를 집중할 목적으로 설립된 창투사다. 올초 설립된 이 회사는 모기업인 벤처법률지원센터를 비롯한 벤처인큐베이팅 인프라를 연계, 현재 인터넷 벤처기업을 주 대상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 소프트뱅크 계열 창투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대표 이홍선)도 중기청에 창투사 등록을 마치고 현재 인터넷 벤처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바이오기술투자(대표 김주연)는 IT의 뒤를 이어 차세대 유망 벤처비즈니스로 떠오르는 생명공학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최근에는 주문형반도체(ASIC) 등 특정 업종의 전문업체들이 창투사를 설립, 특정 영역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문 창투사 설립이 늘어나는 추세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수십억달러를 운용하는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들도 투자 영역은 대부분 특정 분야에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 『벤처캐피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소형업체가 경쟁력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길은 특정 영역이나 업종에 차별화한 전문적인 투자가 대안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