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18회-애플리케이션·툴 업계(하)

국내 애플리케이션·툴 시장은 현재 대부분 외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으나 국산 소프트웨어(SW)의 개발 명맥은 80년대 말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핸디소프트, 나눔기술, 슈퍼스타소프트웨어, 한국정보공학 등은 국내 애플리케이션 SW개발의 대표 주자들. 10년 가까이 국산 SW개발은 물론 시장 확대에 큰 기여를 해왔으며 이들 업체의 성공은 다른 애플리케이션 SW개발 업체의 출현을 부추기는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부터는 버추얼텍, 영림원, 키스톤테크놀로지, 지앤텍, 엔씨소프트, 사이버다임, 컴트루테크놀로지, 소프트다임 등와 같은 국산 SW개발 업체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개발 분야도 그룹웨어, 전사적자원관리(ERP) 위주에서 고객관계관리(CRM),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지식관리시스템(KMS), 데이터웨어하우스(DW), 인터넷 원투원마케팅, 개발 툴, 리포팅 툴 등 각 정보기술(IT) 솔루션으로 확산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분야 가운데 그룹웨어는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 익스체인지와 로터스 노츠의 외풍을 뚫고 국산 제품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효자 품목이 됐다. 그룹웨어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이 시장을 개척하고 국산 제품이 뿌리를 내리는데 큰 역할을 한 핸디소프트의 안영경 사장(46)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안 사장이 워드프로세서, 전자우편, 게시판 기능을 통합해 내놓은 국내 최초의 그룹웨어인 핸디 오피스는 오늘날까지도 국내 그룹웨어 제품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핸디 오피스는 인터넷 환경이 확산되면서 핸디 인트라넷, B2B를 위한 핵심엔진인 비즈플로2000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들어 그룹웨어 전문업체에서 B2B·e비즈니스 솔루션 전문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으며 인터넷 방송, 광고 등으로 다양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안 사장은 숭실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했으며 국가정보화추진자문위원회, 소프트웨어진흥협의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핸디소프트와 함께 국내 그룹웨어 시장을 주도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업체는 나눔기술. 장영승 사장(37)은 90년 나눔기술을 창업, 한글 프로그램밍 언어인 씨앗을 개발해 주목받았으며 90년대 중반부터는 워크플로, 스마트플로 등으로 국내 그룹웨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장 사장은 소탈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로 사업 스타일에도 이러한 성격이 곧잘 반영된다.

지난해부터 음악 포털 사이트인 렛츠뮤직을 개설하고 인터넷 방송인 렛츠캐스트 사업을 전개한 것도 장 사장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는 B2B, 마켓플레이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으며 올해는 매출 100억원을 올려 내실은 물론 외형적인 성장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한국정보공학의 유용석 사장(42)은 정보공학을 창업 10년만에 연간 매출 300억원을 바라보는 국내 대표적인 SW업체로 키워낸 주역이다. 정보검색시스템, 방화벽, 인트라넷, 리포팅 툴, XML 등 다양한 솔루션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인 옴니키즈를 설립해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산업공학과 석사과정과 스탠퍼드대 경영과학공학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삼성전자와 서울시스템 등을 거쳤다. 전략적인 감각이 뛰어난 재간꾼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인트라넷 솔루션 분야에서 버추얼텍의 서지현 사장(35)의 활약은 국내 무대를 뛰어 넘는다. 서 사장은 올 들어서만 스위스 컴포유, 미국의 US웨스트 등에 조이데스크 왑 에디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이뤄냈으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계약건도 많아 앞으로 수출 물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서 사장은 홍익여고와 연세대 전산과학과를 졸업했으며 정보통신부장관상, 국무총리상을 수여하고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키스톤테크놀로지 최성호 사장(39) 역시 그룹웨어, EDMS 분야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분야, B2B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수울대 컴퓨터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 SEIT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89년 SW벤처기업 1세대인 휴먼컴퓨터에서 문방사우를 개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으며 국내 주요 벤처기업가와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리니지 게임으로 화제에 오른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33)은 게임뿐만 아니라 그룹웨어인 인포마인, 전사정보포털(EIP) 솔루션인 엔씨EIP로 기업용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사·석사,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을 거친 김 사장은 89년 아래아한글을 공동 개발한 멤버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한메소프트, 아미넷(지금의 현대정보기술 신비로) 등을 거쳤으며 올해 게임사업과 기업 솔루션을 통해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 약 407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그룹웨어와 함께 국내 애플리케이션 SW시장을 대표하는 분야는 ERP, SAP, 오라클 등이 96∼97년 사이 국내 시장에 ERP를 공급하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국산 ERP 제품들이 잇달아 쏟아져 나와 현재 국내 시장의 30%, 특히 중소기업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림원, 한국하이네트, 지앤텍, 소프트파워 등은 대표적인 국내 ERP전문업체로 꼽힌다.

영림원 권영범 사장(46)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패키지화된 ERP솔루션인 K시스템을 개발해 국산 ERP의 시대를 개척한 인물이다. 경기고과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권 사장은 80년대 초반부터 삼성전자, 과학기술원 시스템 공학센터 선임연구원, 큐닉스데이타시스템 SW사업부장 등을 거치면서 각종 클라이언트 서버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특히 대한페인트, 동양화학, 유공 등 국내 대표적인 다운사이징 프로젝트로 거론되는 정보시스템 설계와 구축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등 정보시스템 설계 및 구축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권 사장은 아직도 본인이 직접 중요 프로젝트 매니저를 담당할 정도로 고객사에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원리원칙에 충실한 편. 이러한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후문.

한국하이네트 김현봉 사장(49)은 국내 애플리케이션 업체 사장 중에서 비교적 나이가 있는 편에 속한다. 종근당 계열사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제약·제조 분야의 ERP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3년전부터 연변 과기대와 산학협력 계약을 맺고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주도면밀한 스타일. 자상하면서도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

올 들어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앤텍의 조영재 사장(43)은 강화고와 숭실대 전자계산학과, 서강대 소프트웨어 공학 석사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큐닉스컴퓨터 MIS 그룹 팀장 등을 거쳤다. 대한도시가스 등 100여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한국생산성본부, 경원대, 용인대 등에서 활발한 강의활동도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분야도 최근 들어 국내 SW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시장이다. 이 분야에서는 위세아이텍, 소프트다임 등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세아이텍 김종현 사장(43)은 10년전 정보기술 컨설팅 업체인 위세정보기술을 설립해 각종 정보시스템 설계 및 컨설팅으로 유명한 인물. 2∼3년전부터 OLAP, DW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컴포넌트 사업, 아이퍼스널라이저 등 인터넷 개인화 솔루션 등을 통해 인터넷BI 전문업체로 성공적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김 사장은 춘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 연세대 산업대학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올해는 KAIST 최고 벤처 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전형적인 공부하는 벤처 기업가다. SERI 연구원을 거쳐 딜로이트 경영 컨설팅 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프로젝트 실무 경험이 많은 게 장점이다.

소프트다임 한종인 사장(37)은 9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국산 OLAP툴인 파워씨를 개발해 주목받은 인물. 한 사장은 동국대 정보관리학과를 졸업하고 극동정유, KISTI, STM(현재 LGEDS) 등을 거쳤다. 특히 한 사장은 프로그래머로 출발해 정보시스템 분석 및 설계 전문가,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컨설턴트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것이 장점이다.

리포팅 툴 분야에서는 슈퍼스타소프트웨어 강영선 사장(45)과 포시에스 조종민 사장(37)이 주요 인물로 꼽힌다. SW 1세대로 불리는 강 사장은 10년동안 워드프로세서, 통신 에뮬레이터, 그룹웨어 등의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으며 IMF 당시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으나 최근 들어 리포팅 툴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강 사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 KAIST 전기전자과 석사를 졸업했으며 삼성전자, 한국HP 등을 거쳐 89년 슈퍼스타소프트웨어를 설립했다. 포시에스 조종민 사장은 명지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KPMG산동경영연구원, 한국엠제이엘을 거쳐 95년 포시에스를 설립했다. 포시에스는 최근 자바기반 리포팅 툴인 오즈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으며 올해 9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검색엔진 및 KMS 전문업체인 쓰리소프트 이석한 사장(47)은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데이콤, 한국전산원 등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컴트루테크놀로지 박노현 사장(34)은 97년 당시 푸시기술로 유명한 NCK텔레콤을 설립한 인물. 고려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하고 다우기술 등을 거친 박사장은 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지난해 컴트루로 사명을 변경하고 KMS 등으로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370억원.

이밖에 CRM 분야에서는 유비즈시스템의 서영호 사장(28), EDMS 분야에서는 사이버다임의 현석진 사장(31) 등이 새롭게 떠오르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으며 자바개발툴 업체인 블루엣인터내셔널의 김형국 사장(28), CASE 툴 전문업체인 중앙정보기술의 이두만 사장(30)도 부산지역을 거점으로 서울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히 추진하는 등 신세대 벤처 기수로 등장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