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현장을 가다>9회-IMT2000 표준화 및 시장동향(3)

IMT2000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스터디그룹(SG)11에서는 당초 IMT2000을 위한 세계 단일표준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패밀리개념(Family Concept)」이 도입됨에 따라 지난 3월 사실상 복수표준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현재 IMT2000과 관련한 국제 표준화회의는 유럽·일본 주도의 3GPP(비동기방식)와 미국·한국 주도의 3GPP2(동기방식)가 양립한 채 굴러가고 있다.

3GPP에는 유럽(ETSI)국가를 비롯해 미국(T1), 일본(ARIB/TTC), 중국(CWTS) 그리고 한국(TTA)이 참여하고 있으며 W-CDMA(동기)방식을 표준규격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분야 시스템은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 일본의 NTT도코모 등이 집중개발하고 있다.

3GPP는 지난 3월 발표된 「릴리스99」를 통해 최종 의견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서 3GPP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조직인 OHG(Operator Harmonization Group)의 권고안에 대해 『W-CDMA가 ANSI41망에 접속되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글로벌이동통신(GSM)망에 MC(Multi Carrier)가 접속되는 것에 대한 준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W-CDMA로 ANSI41망에 접속하는 문제도 3GPP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지만 아직도 실현 방법에 있어서는 넘어야할 문제가 많은 실정이다.

현재 IMT2000 표준화를 위해 뛰는 기관들은 저마다 핵심망과 각 표준방식의 상호접속을 위한 구체적인 H&E(Hooks & Extension)를 제시하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3GPP2에는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 등이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cdma2000(동기) 방식을 표준규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cdma2000 기반의 시스템은 루슨트, 모토로라, 퀄컴 등 미국계 장비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3GPP2는 지난해말 페이즈원(Phase1) 표준화를 완료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상용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후크기능(Hook)을 포함한 페이즈원 표준과 확장기능(Extension)을 포함한 페이즈투(Phase2) 표준 모두를 올해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OHG의 권고안에 대해 3GPP2는 『W-CDMA가 ANSI41망에 접속되는 것을 다루기 위해 별도의 표준화 그룹인 TSG-R를 두고 있으나 그 기능이 미약한 형편』이라고 공개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W-CDMA를 주관하는 3GPP TSG-RAN과의 협력작업도 추진하고 있지만 그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OHG는 IMT2000 국제표준의 단일화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구성한 한시적인 조직으로 그동안 수차례 열린 회의를 통해 표준 단일화를 위한 기술적인 근거(칩속도, 파이롯 구조, 동기 방식, 프로토콜 구조 등)를 표준화 기구에 권고했다.

OHG의 적극적인 권고에 따라 지난해 8, 9월 후크기능과 확장기능을 주제로 3GPP와 3GPP2의 연석회의가 전격 개최되기도 했으며 그 이후로 다중반송파(MC:Multi Carrier)와 직접확산(DS:Direct Spread) 방식을 통합서비스하기 위한 후크·확장기능 분야의 협력활동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후크·확장기능을 모두 포함한 cdma2000과 W-CDMA의 복수 표준을 선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연구소 및 업체에서는 이에 따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의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등 HTML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는 무선인터넷서비스와 일본의 아이모드 등 2세대 디지털 이동통신서비스의 기술개발과 이용확산에 힘입어 2002년경 본격적인 3세대 IMT2000 서비스가 개시되면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무선데이터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이는 곧 차세대 무선데이터서비스 이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IMT2000 서비스는 올해까지는 기존의 2세대 서비스와 경쟁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64Kbps급 이상의 데이터 전송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부터는 3세대 시장이 크게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정보통신시장 동향과 전망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OVUM사의 지난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께 전세계 IMT2000 가입자수는 10억명에 이르고 무선데이터서비스 이용자는 2010년께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4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MT2000 관련 장비시장의 경우 특히 기지국, 이동교환국 등 시스템 시장의 규모는 가입자 규모보다는 기술방식을 채택하는 국가의 수 또는 사업자의 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적으로 GSM을 채택한 사업자가 약 220여개 업체이며 CDMA를 채택한 사업자가 약 30여개인 것을 감안할 경우 3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는 GSM-MAP 기반의 시스템이 절대적인 시장우위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

단말기시장의 경우 가입자의 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초기에는 GSM-MAP 기반의 3세대 단말기가 지배적인 입장을 지키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ANSI41 기반의 3세대 단말기의 시장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2000년대 초반의 IMT2000 시장은 서비스상용화 시점과 국가별 기술선호도에 의해 기술방식별 시장규모의 유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요 국가별로 IMT2000 주파수 분배현황을 보면 핀란드,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벨기에가 15㎒, 영국과 독일, 스웨덴이 10㎒와 15㎒ 두 가지를 할당하고 있다.

이렇게 IMT2000에 주파수를 할당한 것을 보면 당분간 서비스가 멀티미디어, 동영상 등의 고속서비스이기보다는 이동 전자상거래(M Commerce) 등의 데이터 서비스 위주로 진행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IMT2000 서비스의 성공여부는 데이터 서비스의 사용자수 및 데이터 서비스의 사용량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서비스 이용을 확산하고 사용상의 안정성 및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주파수 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IMT2000에서 제공될 수 있는 주요 서비스로는 각종 이동서비스와 정보통신서비스 및 인터넷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움직이는 이동체의 위치 추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중저속에서부터 초고속의 데이터 서비스, 정지영상 및 영화와 같은 저장된 동영상 전송서비스,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접속을 통해 웹정보서핑을 즐기는 단순 인터넷 서비스에서부터 인트라넷을 연계하는 실시간 인터넷 서비스, 실시간 멀티미디어 인터넷 서비스까지 제공될 수 있다.

한편 IMT2000 서비스의 사용자 응용프로그램으로는 월드와이드웹(WWW), 영상전화, e메일, 뉴스, 네트워크게임, 전자상거래 등의 인터넷 응용프로그램과 보험·증권, 파일전송, 네트워크 유지보수, 데이터베이스 검색 등의 원격LAN 및 인트라넷 관련 응용SW 등이 속한다.

또 원격진료, 원격보안 등의 특수 응용 프로그램들도 속속 개발돼 서비스개시를 앞두고 있으며 본격적인 IMT2000 데이터 응용서비스가 개시되면 기존 포털서비스에 개인의 이동성을 고려한 서비스가 추가되어 서비스될 수 있을 것이다.

IMT2000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동전자상거래를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인터넷 보안문제 해결이 선결과제라고 할 수 있다. 또 무선 콘텐츠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육성이 필요하며 중소벤처기업의 관련분야 개발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통신사업자들은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고객의 필요성을 반영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며 사용자의 편이성 및 시장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샌디에이고=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권동승 ETRI 무선방송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dskwon@etri.re.kr 황유선 ETRI 기술기획실 선임연구원 yshwang@etri.re.kr 취재협조=ETRI 기술기획실 기술조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