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수출입을 계산해 보면 적자를 봤다. 지난해 IT 상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은 660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미국 업체들이 세계 IT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미국업체들이 국경을 넘어 글로벌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즉 미국업체들은 미국내에서 생산된 상품만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법인 및 제휴사에서 생산된 것들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97년, 미국의 IT 상품 수출액은 1214억달러이지만 해외업체들이 미국에 판매한 규모는 1960달러에 달한다. 이때 미국내의 해외 IT업체 제휴사들이 미국시장에서 소화한 것은 1105달러 규모다.
IT 상품의 수출입 모두 최근 수년간 급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 90년까지 완제품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IT 상품 수출은 매년 9.5% 상승했다. 90년대 이후 10년간은 연간 12.3% 성장세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IT 상품분야에서의 수출입 격차는 지난 90년 115억달러에서 659억달러로 벌어졌다.
동시에 미국은 몇몇 고부가가치 IT 상품에서는 수출초과를 지속해왔다. 99년 소프트웨어에서의 수출초과는 28억달러에 달했다. 통신 장비 제조업체들도 지난 94년 3번이나 수출초과를 누렸다.
90년대 들어 IT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의 지위는 크게 향상됐다. IT 서비스 수출은 지난 90년에서 98년까지 매년 13.2% 증가했다. 반면 IT 서비스 수입은 매년 6% 성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97년에는 9억달러, 98년에는 18억달러의 수출초과를 기록했다.
미국의 컴퓨터와 정보서비스 수출은 90년대 들어 매년 23.7% 증가했다. 또 수입은 매년 33.1%로 급증했지만 98년에도 여전히 10억달러 미만에 그쳤다.
대조적으로 통신서비스에 관해 미국이 해외에 지불한 돈은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많았다. 98년에는 44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국가간 통신 요금 차이와 전화 패턴에 기인한 것이다.
많은 미국 회사들은 해외의 저임금과 해외직접 투자에 자극을 받아 저부가가치 생산품목을 해외로 돌렸다. 그 결과, 모회사와 자회사간의 교역과 다국적 기업간의 교역이 IT 산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미국의 경우 모회사들과 해외의 자회사들간 교역(intra-firm trade)은 정보기술 상품 교역의 적자폭을 줄여줬다. 반면 미국에 진출한 해외업체들의 경우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 따라서 미국내 IT 상품과 서비스간의 적자는 국제적인 제휴관계를 맺지 않은 회사들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