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새로운 칩세트 공세에 대만 비아도 응수

인텔의 대대적인 칩세트 공세에 대만 비아(Via)테크놀로지가 AMD의 CPU를 지원하는 새로운 칩세트를 내놓는 등 칩세트시장을 놓고 두 회사의 경합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은 최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00」에 i820e·i815e 등 「e」 버전으로 요약되는 칩세트를 대거 선보였고 비아는 전통적인 우호관계인 AMD의 애슬론 및 신제품 듀론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발표했다.

인텔은 최근 메모리트랜슬레이터허브(MTH) 문제로 리콜 파문을 낳았던 i820으로 생긴 칩세트의 공백을 서둘러 메운다는 방침이며 비아는 이틈을 비집고 칩세트 분야의 시장점유율을 확실히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인텔은 세계 주기판시장을 주도하는 대만업체들을 겨냥해 이번에 새로운 칩세트를 발표했으며 이례적으로 정해진 시점까지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아래 제품 사양을 공개했다.

820계열이 램버스 D램 지원의 고성능 PC용 칩세트라면 815계열은 고급형과 보급형을 망라한 SD램 지원의 칩세트다.

인텔은 이와 같은 칩세트 구분을 바탕으로 각각 「e」 버전을 추가, 칩세트에서도 기존의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e」 버전은 I/O컨트롤러허브(ICH) 2개가 첨가된 것으로 4포트의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 컨트롤러, 근거리통신망(LAN) 연결 인터페이스, 이중 울트라 ATA100 컨트롤러 및 AC97 방식 6채널 오디오 기능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고급 사용자든 보급형 사용자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PC를 꾸밀 수 있게 해 전방위적인 시장공세를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비아는 AMD의 애슬론은 물론 보급형 PC 사용자를 목표로 한 듀론을 지원하는 「KT133」을 발표, 인텔의 공세에 응수했다.

「KT133」은 기존 슬롯A형뿐만 아니라 소켓A도 지원이 가능하고 애슬론용인 「KX133」 아키텍처를 사용, 200㎒ 프런트사이드버스(FSB), AGP 4배속, PC 메모리 133 지원 등 전천후 사양을 채택했다.

이 제품은 또 34달러선에서 공급될 것으로 보여 35달러로 책정된 인텔의 i820e보다 다소 저렴하다.

칩세트는 CPU의 성능과 속도를 주기판의 다른 주변기기들과 연결하고 데이터의 흐름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으며 칩세트가 얼마나 CPU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PC의 성능 전체가 달라진다.

달리 말하면 칩세트시장의 상황에 따라 CPU시장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

칩세트시장을 둘러싼 인텔과 비아의 대결은 단순히 두 회사만의 대결이 아니라 비아의 후원을 받는 AMD과 인텔간 CPU 전쟁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