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비즈니스.COM」(클리프 밀러 지음, 이규원 옮김, 세종서적 펴냄, 신국판 288쪽)
「누구나 사용하지만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것.」
일상생활에서 이 정의에 부합하는 대상은 물이나 공기 등이 해당되겠지만 IT산업의 운용체계(OS) 시장에서는 바로 「리눅스」가 대표적이다.
간단명료한 이 정의를 통해 리눅스 개발자인 리누스 토발즈는 리눅스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운 리눅스는 98년 이후 급성장을 거듭, 지난해 세계 웹서버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레드햇·칼데라·터보리눅스 등의 리눅스 전문업체들이 IT산업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출간된 「리눅스비즈니스.COM」에서는 리눅스가 가진 본래의 정의와는 역설적으로 리눅스를 가지고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인 클리프 밀러는 터보리눅스의 CEO로 리눅스 자체는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지만 리눅스를 근간으로 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는 수익성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의 첫머리에서 「리눅스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깨져야 한다」는 역설법으로 이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운용체계 시장을 독점해온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리눅스가 지나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리눅스가 비즈니스라는 전장에 뛰어들었다면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는 「적」을 보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독점이 붕괴된 이후의 시장에서 리눅스가 가진 비즈니스적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제국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았다』는 지적을 빠트리지 않았다.
우선 클리프 밀러는 리눅스가 성장할 수 있는 요인으로 오픈소스, GNU(GNU is Not UNIX)운동, 인터넷 확산, 개발자인 리누스 토발즈의 유연한 리더십 등을 꼽았다. 특히 오픈소스에 대해서는 무료라는 점보다는 개방적인 표준을 갖고 있다는 점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즉 리눅스가 힘을 가지게 된 것은 무료이기 때문이 아니라 소스코드 공개를 통해 개발자라면 누구나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개조 또는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비즈니스적 환경을 토대로 그는 아마존 모델, 하이브리드 모델,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스 등 세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존 모델」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처럼 브랜드 인지도 선점에 초점을 둔 것으로 레드햇 같은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리눅스하면 레드햇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레드햇은 리눅스 무료배포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선점함으로써 단기적인 고성장뿐만 아니라 향후 기술표준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대중적인 브랜지 인지도보다 상업용 고급 소프트웨어로 리눅스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칼데라의 자매회사인 리니오가 대표적이다. 이 모델은 리눅스가 가지고 있는 오픈소스 원칙과 리눅스 공동체 정신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지만 단순히 「리눅스를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접근방식이 아니라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로 리눅스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식을 취한다면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끝으로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스」 모델은 응용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공급을 통한 수익창출이 아니라 효과적인 지원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즉 리눅스를 기반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기술 및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리눅스케어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따라서 이 비즈니스 모델이 오픈소스 원칙이라는 리눅스 기본정신을 수용하면서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무료로 확보한 리눅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은 순전히 그들, 즉 리눅스케어와 같은 기업의 수완에 달려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강재윤기자 jy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