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를 보이면서 인수합병(M&A)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125일간 워버그딜론 증권·JP모건증권사 등을 통해 우선주를 지속적으로 매도, 보통주들을 사들이고 있어 M&A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상승세를 탔고 외국인 지분율도 40%에서 60%를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60%를 넘었던 외국인 우선주 지분율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하게 감소해 현재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연합할 경우 삼성전자로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 문제는 여러번 지적돼 왔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이 눈에 띄게 신장되고 있고 중간배당도 검토중이여서 우선주 매각을 통한 보통주 매수는 특이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상욱 머니오케이 과장은 『최근 우선주 주가가 횡보세를 거듭하고 있어 우선주 매도를 차익실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M&A 가능성은 외국인 지분율이 56%에 달했던 지난해 4월 이후 계속 제기됐으며 최근 외국인의 보통주 집중 매수는 M&A 가능성을 짙게 풍기고 있다』고 말했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의 M&A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삼성전자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가방어에 나서게 되고 증시에서도 M&A가 호재로 받아들여져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 연구원은 『만일 외국인 매수세가 경영권 위협으로 단기차익을 보려는 그린메일 세력이라면 주가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외국인 지분율 관계로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안다』며 『특정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 M&A로 단정짓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