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게임캐릭터, 멀티유즈(Multi Use)소재로 급부상

국산 게임 캐릭터가 게임 장르를 벗어나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CR·엔씨소프트·넥슨·한게임·소프트맥스 등 게임업체들은 인지도 높은 자사의 게임캐릭터를 만화나 애니메이션·팬시상품의 소재로 확대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외국의 경우 스타크래프트의 게임캐릭터가 광고나 팬시 상품의 소재로 등장한 적은 있었으나 국산 게임캐릭터가 「멀티유즈」로 활용되는 사례는 전무하다시피 해왔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게임 「포트리스2」를 서비스하는 CCR(대표 윤석호)는 최근 출판사인 시공사와 계약을 맺고 시공사가 발행하고 있는 주간 만화잡지 「쎈」에 「포트리스2」의 게임캐릭터를 활용한 만화를 전재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달 말부터 약 6개월간 만화를 게재한 뒤 이를 엮어 단행본으로 발행, 판매수익의 일부를 CCR에 로열티로 지불키로 했다. 또 CCR는 SK텔레콤과 게임캐릭터를 다운로드 받아 휴대폰의 LCD화면에 나타내도록 캐릭터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고 캐릭터 다운로드시 SK텔레콤이 사용자로부터 받는 이용료의 10%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CCR는 이 외에도 12개의 탱크캐릭터를 의류·액세서리·팬시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회원이 400만을 넘어설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 캐릭터를 상품화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이달중 주요 캐릭터를 상품화할 캐릭터 개발업체 및 상품화 업체를 선정,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6개의 게임 속 주요 인물캐릭터와 몬스터 캐릭터를 활용해 컴퓨터용품·스티커·액세서리 등 PC방 물품으로 제작, 우선 PC방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서고 반응이 좋을 경우 일반판매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넥슨(대표 이민교)도 온라인퀴즈게임인 「퀴즈퀴즈」의 캐릭터를 머그컵이나 노트·액세서리·스티커 등 팬시상품으로 개발할 캐릭터상품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넥슨은 「퀴즈퀴즈」의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워 캐릭터상품의 전형적인 요소를 갖추었다고 보고 상품화될 경우 게임도 인기를 얻는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게임이 온라인게임 「한게임」의 캐릭터 상품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소프트맥스도 롤플레잉게임인 「창세기전」의 주요캐릭터를 상품화하기로 하는 등 국산 게임캐릭터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은 게임시장이 그만큼 성숙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제 국산 게임 캐릭터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처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