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식 IMT2000 개발 활기-해설

동기식에 비해 뒤처진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개발을 위한 산학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은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개발을 위해 소속연구원을 ETRI에 파견, 공동연구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인력과 자금, 시간의 부족을 공동개발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다.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개발 왜 서두르나 =우리나라가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단말기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럽과 일본 등 경쟁업체들이 서둘러 비동기식 시스템 개발에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업체들의 시스템, 단말기 개발 성공은 그동안 CDMA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우리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전세계 70, 80% 가량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동기식 IMT2000시장에 대한 진입을 놓칠 경우 그동안 쌓아온 정보통신분야의 실적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또 정부가 IMT2000서비스에서 비동기식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비동기식 연구원들의 연구개발 행보를 빠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당정협의회에서 기존 사업자 우대를 표명, 동기방식에 비중을 두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으나 국내 제조업체를 고려할 경우 비동기 방식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의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입장 때문에라도 비동기식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특히 PCS사업자 선정시 CDMA방식의 단일 표준 채택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우리로서는 적어도 1개 사업자 이상은 비동기식을 채택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외국의 경우 도코모 규격에 따라 에릭슨 및 NEC가 실용시험단계를 마무리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연구진의 연구개발을 독려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금년 말 실용시험에 착수할 수 있도록 일정을 앞당기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비동기식 W-CDMA 독자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LG정보통신만이 금년 말 실용시험 착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ETRI와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2001년 4월 제시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의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에 대한 대응=국내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연구는 ETRI와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연구개발 컨소시엄과 이해조정, 의견조율, 사업관리를 담당하는 차세대이동통신기술개발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구개발이나 사업관리 모두 해당 기업에서 연구원을 파견해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단말기 등 핵심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연구자금도 정부 지원금과 참여회사로부터 모은 기금을 합쳐 운영된다.

관계자들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비동기 방식에 대한 IMT2000서비스는 이르면 2002년 말, 2003년 초쯤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업체중 삼성과 현대는 ETRI와의 공동개발에 치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LG정보통신은 항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개발에 상당한 자신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서비스 개시 시점을 타사에 비해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구개발 현황으로는 현대전자와 삼성전자가 기지국 분야에 동참하고 망기능에 인터넷 데이터 기능을 추가하는 연구에는 삼성, LG, 현대가 참여중이다.

이밖에 기지제어국, 코어네트워크 핵심망 GPRS, 유럽 패킷망, 모뎀기술 개발은 정부의 선도기술개발사업과 차세대이동통신기술개발협의회의 수탁과제 등을 통해 1000여명의 연구진이 투입돼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연구개발이 성공을 거둘 경우 기지국, 단말기 개발은 내년 4월말, 전체시스템 개발은 내년 9월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비동기식 방식 개발의 문제점=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단말기등 관련기술 개발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도 노출된다.

우선 IMT2000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 규정이 이뤄지지 않아 업체간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단말기 종류와 서비스 목표에 관한 정확한 프로토타입 설정, 사업자들이 인정한 무선규격이나 서브시스템간의 접속규격 체계화, 통신사업자와 제조회사를 총 망라한 통합규격 제정도 시급하다.

삼성전자 천경준 부사장은 이에 대해 향후 성공적인 시스템 연동시험을 위해서는 연구소, 제조업체간 오픈마인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의 관계자들도 시스템, 단말기, 기지국, 핵심망의 공동연구업체가 서로 달라 정보교류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단말기 제조업체는 IMT2000서비스 시장에서 70, 80%가 단말기 부문이라며 다양한 무선데이터용 통신단말기 개발에 투자가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비동기식 IMT2000장비 개발에 어려운 점은 연구인력의 절대 부족이다. 현재 연구에 투입되는 인력은 전체 통틀어 1000여명에서 2000여명 수준. 그나마 시스템 연구개발을 추진해 본 인력중 상당수가 벤처기업이나 대학 등으로 이직한 상황이어서 절대적인 인력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한 사람이 동기식과 비동기식 개발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