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IMT2000>25회-장비업체 전략-루슨트

「조용하면서도 치밀하게.」

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국내 IMT2000 전략은 이 두 단어에서 찾을 수 있다. 경쟁 해외 장비업체들이 회사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루슨트는 그동안 쌓아온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밑에서 치밀하게 IMT2000 장비 공급권 획득의 발판을 다져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루슨트를 한국 사정에 가장 정통한 업체로 평가한다. 국내 진출도 오래됐거니와 지난 80년 LG그룹과의 합작, 86년 해외업체 최초로 교환기 공급권 획득 등 국내 통신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 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 국내 통신사업자, 장비업체와 20년 이상 돈독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 생산공장을 갖지 않고도 300여명에 달하는 영업 및 기술인력을 보유한 것도 한국루슨트의 커다란 자산. 루슨트의 강점은 이러한 국내 산업계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시스템을 국내에 공급한 유일한 해외 장비업체라는 사실이다. 루슨트는 SK텔레콤·신세기통신·한솔엠닷컴 등에 1세대부터 2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을 공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노텔네트웍스와 치밀한 경합 끝에 SK텔레콤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IS95C 장비 공급권도 획득했다. 2.5세대 이동통신기술인 IS95C는 기술적으로 동기식 IMT2000과 매우 유사해 장비업체들에는 IMT2000 장비의 전초전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루슨트는 IMT2000과 관련, 동기식·비동기식 제품 개발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동기식 IMT2000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난해 9월 퀄컴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칩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미 3G 1x(IS95C)시스템을 상용화했다.

루슨트는 일본과 유럽방식인 WCDMA와 UMTS방식 역시 모두 지원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에 시험운용용으로 WCDMA 시스템을 공급했으며 상용 시스템도 공급할 예정이다. UMTS와 관련해 이 회사는 지난달 엑스포콤 와이어리스 전시회에서 UMTS 시연회를 개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단말기가 아닌 PC를 통해 이뤄진 UMTS 시연회에서는 384Kbps의 동영상 전송시험이 성공적으로 구현돼 동영상 전송시대가 이제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줬다.

IMT2000 서비스를 위한 루슨트의 목표는 전세계 이용자를 만족시킬 만한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개발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루슨트는 무선 액세스, 유선, 데이터 네트워크 등 다양한 제품에 여러 표준을 준수하는 플랫폼을 개발중이며 동시에 그 각각의 표준에 맞는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도록 노력중이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데이비드 앨런 회장은 『한국루슨트는 그동안 한국 통신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항상 모색해왔다』며 『IMT2000분야도 국내 통신사업자 및 장비업체와의 협력방안이 진지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벨랩 설립도 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