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그룹이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의 보유 주식 매각을 공식화함에 따라 그동안 SI 업계 내부에 떠돌던 대형 인수·합병(M&A) 추진설이 본격 수면 위로 떠올랐다.
쌍용정보통신의 최대 주주인 쌍용양회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오는 10월 14일 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대로 해외·국내 투자기관에 쌍용정보통신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한도에서 보유지분(67.4%) 중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쌍용측의 발표는 그동안 증권가에 떠돌던 쌍용정보통신의 해외 매각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회사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그룹측의 주장과는 달리 완전 매각될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쌍용그룹이 과거 쌍용자동차 부채로 인해 겪고 있는 현재의 자금 부담을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쌍용정보통신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인데다 주력 계열사인 쌍용양회도 최근의 건설 경기 하락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SI 업종 특성상 사업추진을 위한 회사 합병 및 인수가 아닌 단순 투자 개념의 회사 지분 인수는 별다른 이점이 없다는 점도 쌍용정보통신의 매각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SI업계와 증권가에는 이미 쌍용정보통신의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외국계 컴퓨터회사인 I사가 거론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러한 추측은 I사가 그동안 국내 SI사업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온데다 다국적 기업인 만큼 쌍용그룹으로서도 내부 계열사의 시스템관리(SM) 부문을 넘겨주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올 들어 국내 SI업계에는 중견·대형 업체간 M&A설이 끊임없이 나돌아 하반기에 쌍용정보통신 매각을 포함해 국내 전체 SI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합작 SI업체인 I사는 국내 SI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중견급 이상 업체의 인수 추진을 선언한 바 있으며 국내 대형 SI업체 가운데 한 곳도 동종 업체 인수를 통한 사업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