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들이 가전제품에 자체브랜드(PB) 도입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가전유통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들 대형할인점의 PB 도입확산 움직임은 중소가전업체들의 입지를 크게 위축시키는 한편 대기업인 주요 가전업체들의 판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국내 가전산업을 재편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이마트·롯데마그넷·한국까르푸 등 대형할인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형가전제품 일부에 도입해 왔던 PB를 TV·냉장고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하거나 기존의 브랜드 수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대표 황경규 http://www.e-mart.co.kr)의 경우 자체유통망에서만 판매하는 PB 외에 재래시장이나 여타 유통망에까지 공급할 목적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져간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마트는 이미 믹서·선풍기 등 전동기 품목에 적용해온 「스핀 플러스」라는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외에 TV나 냉장고 등 대형 제품에 적용할 브랜드 7종을 추가로 구상, 이미 상표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또 이들 브랜드를 플러스 시리즈로 묶어 독자적인 가전 종합 브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PB 외에 제조업체와 손잡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재래시장 등을 통해 판매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전제품 매장을 전자랜드에 위탁경영하도록 하고 있는 롯데마그넷(대표 이인원 http://www.lotteshopping.com/magnet)도 매장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가전제품을 직접 매입하고 여기에 PB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할인점인 한국까르푸(대표 프랭크 비텍 http://www.carrefour.com)도 현재 가전제품과 컴퓨터 및 주변 액세서리에 「블루스카이」와 「퍼스트라인」이라는 2개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가전제품 전문 브랜드를 대형 품목으로 늘리는 것도 고려중이다.
이처럼 대형할인점들이 가전제품에 대한 PB 도입을 늘리는 것은 가전의 매출비중이 점차 높아지자 PB 품목을 늘려 가전유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시중 유통제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추고 여기에 주요 가전제조업체들을 자사 라인으로 끌어들이려는 정기적인 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소가전업계 관계자는 『대형할인점이 가전제품에 PB 도입을 늘리면 가뜩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가전업체들은 유통업체의 납품업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가전업계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대형할인점의 납품권을 따기 위해 줄서기가 시작되고 있을 정도며 삼성·LG 등 국내 굴지의 가전업체도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