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시세 저가행진 지속

지난 4월 중순부터 컴퓨터 관련업계가 총체적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체들이 공급 초과물량을 일반 유통시장에 내놓음에 따라 시세가 연일 바닥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후지쯔 등이 일부 모델에 대한 공급가격을 낮춘 이후 맥스터·웨스턴디지털 등이 이에 가세함으로써 공급물량이 매우 적은 몇몇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제품시세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거나 계속 낮아지고 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제품일수록 가격인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레이 제품도 가격인하를 부추기고 있다.

가격인하 추이를 용량별로 보면, 10GB 5400rpm 제품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순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용산 소매가격이 11만원대에서 10만원선으로 낮아졌으며, 후지쯔와 웨스턴디지털도 잇따라 가격을 인하해 12일 현재 용산 유통업체들이 동급 제품을 각각 10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맥스터와 유통물량이 적은 LG상사의 퀀텀 제품도 각각 10만9000원, 1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5000원 이상 내린 것이다.

가격하락세가 가장 빠른 모델인 20GB 제품은 소매가 기준으로 5400rpm이 13만6000∼14만6000원에 형성돼 있으며 7200rpm은 17만6000∼21만원으로 업체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실제로 IBM 20GB 7200rpm의 경우 지난 주말까지 20만6000원에 판매되다 이번주 들어 19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맥스터의 동급 제품도 지난달 말에 비해 4000원 정도 내린 17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웨스턴디지털의 공급제품도 지난달 중순에 비해 1만원 정도 내린 17만7000원으로 저가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시게이트와 후지쯔 브랜드는 정품의 경우 각각 18만2000원에, 삼성전자와 퀀텀 정품은 21만원대에 거래돼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DD의 유통가격이 이미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딜러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많아 앞으로 약보합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