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한솔엠닷컴 대리점들의 가개통폰(세팅폰) 발생 요금에 대한 보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합병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대리점들이 협상주체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해 지난 9일과 12일 본사로 몰려가 보상문제 조기 매듭을 주장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가개통은 보조금이 지급되던 이동전화 시장상황에서 널리 활용된 서비스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 확대수단 가운데 하나로,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와 대리점이 짜고 실제 사용자가 아닌 대리점 관계자 및 제3자 명의로 일정 물량을 미리 개통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리점들로서는 가개통폰을 1개월 이전에 판매하게 되면 별 문제가 없지만 1개월이 지나면 가개통폰에 대한 기본 통화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한솔엠닷컴 대리점들은 『한솔엠닷컴이 연초부터 4월까지 300만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추진하면서 대리점에 가개통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가개통으로 인한 요금부담을 대리점에 떠넘기고 있다』며 지난 4월부터 보상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대리점측은 현재 가개통폰으로 인한 피해발생금액이 250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9일과 12일 본사로 몰려든 대리점 사장들은 『한솔엠닷컴측이 기준을 이해할 수 없는 보상수준을 제시하면서 일부 대리점들을 회유해 가개통폰 발생요금 문제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대리점 사장은 『본사가 일부 대리점에 광고비 명목의 지원금을 지불하면서 4월 이전 발생한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채권확인서에 도장을 찍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본사의 기만적인 정책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9일 본사에 모인 대리점 사장들은 사장 직접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솔엠닷컴측은 『가개통 부분은 대리점과 합의한 상황에서 대리점이 원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으로 본사쪽 책임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가개통에 따른 요금발생문제는 한솔엠닷컴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합병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한솔엠닷컴 대리점만을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어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에서 본사 차원의 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으나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영업정책상 지사 차원에서 재고물량이 많은 대리점에 판촉비를 지원했을 뿐 가개통으로 인해 발생한 요금을 본사 차원에서 보상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