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NN방식의 영어 도메인이름 대신 자국어 도메인이름을 사용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각국 대표자 50여명이 서울에서 전 세계 다국어 인터넷 이름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다국어지원 도메인이름 컨소시엄(MINC)」을 출범시킨다.
MINC는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ICANN이 다국어 지원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이자 아시아지역 관계자들이 ICANN과 별도로 다국어 도메인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ICANN 주도로 운영돼온 세계 도메인이름 등록과 관리체계 및 시스템이 앞으로 ICANN과 MINC로 양분돼 두 단체간에 도메인이름 등록과 관리권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 ICANN이 채택하고 있는 영어위주의 국제 도메인이름 관리운영 체계와 MINC가 표방하는 다국어 도메인이름 체계간에 단일 표준화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태지역 인터넷도메인이름과 키워드 관련 10여개 기관 대표자 50여명은 12일 오후 2시 조선호텔에 모여 MINC 후원과 참여를 서면 결의하고 임시 이사회를 선출했으며 사국은 임시로 싱가포르국립대에 두기로 했다.
MINC 운영과 활동을 주관하게 될 임시이사회에는 한국·중국·일본 등 각국 대표자들이 참여했으며 한국 대표자로는 경상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선임됐다.
컨소시엄은 다국어이름의 발전과 리서치, 중재, 다국어이름 운용 조정, IETF, IANA, ICANN 같은 관련기구와의 협력 등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MINC는 애플리케이션부터 기초네트워크층까지 다국어 인터넷도메인을 지원함으로써 전자우편과 웹에서 다국어 도메인이름을 수용,영어권 지배적인 웹 세계에서 전세계의 비영어권 인터넷 사용자들의 언어 장벽을 허무는 게 목적이다.
MINC는 지난 3월 카이로 ICANN회의에서 아시아지역 대표자들이 발의, 지난 3월말 IETF회의에서 워킹그룹을 결성하고 5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스크포스 결성모임을 거쳐 이번에 서울에서 출범식을 갖게 됐다.
전길남 교수(KAIST)는 출범식에서 『MINC는 아·태지역 네트워킹그룹(APNG)이 위임한 인터넷 도메인이름에 대한 국제적인 프로젝트로 고안됐으며,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됐던 APRICOT2000에서 모든 주요 아·태지역 인터넷기관의 지도자들이 MINC 결성을 적극지지했다』고 말했다.<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