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조합,동남아 시장 개척단 성공리 마감

우리나라의 아시아지역 신흥 교역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 모색차 파견된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영수)의 동남아시장개척단이 풍성한 성과를 올렸다.

장병화 가락전자 사장을 단장으로 한 동남아시장개척단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6박7일 동안 베트남·말레이시아 순회 상담회를 통해 총 1134만5000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11개 전자조합 회원사로 구성된 동남아시장개척단의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접촉한 200여개 현지 업체 및 바이어의 반응을 분석해 볼 때 앞으로 한·베트남, 한·말레시아간의 전자·전기분야 협력 및 교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자조합측은 전망하고 있다.

장병화 가락전자 사장은 『짧은 기간의 상담으로 동남아업체와의 비즈니스 전망을 진단하기는 어려우나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반응, 앞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은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동남아시장개척단이 현장답사를 통해 분석한 한·말레이시아, 한·베트남간의 전자·전기분야 교역 가능성을 정리해 본다.

◇한·베트남, 한·말레이시아 전자분야 교역 현황=올 들어 베트남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의 교역 정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베트남 경제는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도의관 베트남무역관장은 『올해 베트남은 5.5% 정도의 경제성장률에 10.6%의 산업생산 증가율을 달성한다는 목표아래 경제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면서 『올해 베트남의 수출입 규모는 각각 13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기준에서 한국은 지난해 17억900만달러 교역 규모를 지닌 4대 교역국이며 이 중 전자·전기분야 수출입 교역 규모는 1억4873만5000만달러에 달했다.

외환위기를 국제통화기금(IMF) 등 외부 기관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극복해가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반도체·정보통신분야 육성정책을 과감히 추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페낭반도체콤플렉스가 올해부터 가동되기 시작, 수출분야에 반도체·컴퓨터 등 첨단기기의 수출비중(전체 수출의 57.7%)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물론 수입에서도 전자·전기 제품이 전체의 47.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한국은 지난해 36억47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며 수입은 규모는 31억5500만달러를 기록, 무역 흑자를 시현해왔다.

그러나 인텔·AMD 등 선진 외국 반도체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페낭반도체콤플렉스가 가동되면서 올해 들어서는 전자분야 대 말레이시아 수출(올 4월 기준)이 11억2200만달러에 그친 데 반해 수입은 17억7000만달러를 달해 무역수지가 역전됐다.

정형식 KOTRA 말레이시아무역관 과장은 『우리의 주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다 컴퓨터도 외국계 업체의 현지조립이 늘어나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및 이동전화기 수출은 올해 174%나 늘어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이 분야 시장개척에 좀더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전망 및 주의할 점=베트남은 현재 전자 등 첨단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소비자들의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소비재의 수출은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생산이 호조를 보여 전자부품 및 생산기자재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밝은 편이다.

말레이시아는 직접수출 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만 특히 현지에 공장을 세우거나 아시아·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게 현지 공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비전 2020」의 핵심 전략사업인 「사이버 자바단지」 조성계획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동양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사이버 자바」는 정보통신 인프라와 교육·연구진을 구비하고 벤처기업을 대거 유치한다는 게 마하티르의 구상이다.

도의관 관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는 전통적으로 화교를 중심으로 한 경제권이 형성, 관계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말레이인 우대정책인 「부미푸트라」정책까지 있어 끈기를 갖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성공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