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글로벌 리눅스 2000>"리눅스 코리아"파이팅

세계 컴퓨터업계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리눅스산업을 활성화해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리눅스 메카로 육성키로 하고 갖가지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이의 일환으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동안 코엑스에서 「글로벌 리눅스 2000」을 개최한다. 한국리눅스협의회·국제소프트웨어자유재단(FSF)·SNS매내지먼트 등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글로벌 리눅스 2000」 행사에는 리눅스시큐리티·시그앤·리눅스원·리눅스인터내셔날·자이온시스템·씨네티아정보통신 IBM·컴팩·SGI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80여개 리눅스 전문업체들이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리눅스 솔루션들이 소개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리눅스 관련 제품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이번 전시회를 국제적인 규모의 리눅스 이벤트로 만들고 우리나라를 리눅스에 관한 한 「아시아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의욕적으로 행사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이번 행사 개최가 리눅스산업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한국소프트진흥원은 물론 주한미국대사관·주한중국대사관·주한프랑스대사관·주한독일대사관 등 각국 대사관들이 후원을 맡고 있어 국제적인 규모의 리눅스 이벤트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참가업체 규모만을 놓고 볼때 이번 「글로벌 리눅스 2000」은 리눅스 단일 행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애디포스·SAIR·오픈ISP·칼데라 등 30여 외국 업체를 포함, 총 80여개에 달하는 리눅스 전문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다 리눅스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리처드 스톨먼 등 리눅스 분야의 쟁쟁한 인사들이 참석해 강연할 예정이어서 리눅스의 세계와 이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병엽 정통부 장관의 개막 연설을 시작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특히 국제소프트웨어자유재단 창설자인 리처드 스톨먼이 참석, 「GNU프로젝트」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며 「Open Source Initiative」의 대표이자 「성당과 시장」의 저자인 에릭 레이먼드 등 리눅스의 세계적인 권위자들이 콘퍼런스 기간중 주요 연사로 나서 주제별로 학술 세미나를 갖는다.

특히 리눅스 정신과 해커의 대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리처드 스톨먼은 15일 본전시장내에 마련된 강연장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회를 가질 예정인데 스톨먼은 이 자리에서 국내 리눅스 사용자들에게 「The Free Software Movement and GNU/Linux Operating System」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대화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 기간에는 리눅스 강습회도 열린다.

강습회는 트레이닝 코스와 자격증 코스로 나뉘어 초보자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타이거 티가 강연하는 GIMP(GNU Image Manipulation Program:리눅스 환경에서의 이미지 조작 프로그램) 그래픽 기술 등 다양한 실무교육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글로벌 리눅스 2000」 행사는 국내외 리눅스산업의 현주소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리눅스 분야의 신기술과 미래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리눅스의 보급과 리눅스 사용자들의 결속력 제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1∼2년 사이에 국내외적으로 리눅스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리눅스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홍보할 만한 행사는 별로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분할 방안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리눅스에 대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게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리눅스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리눅스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리눅스 사용자는 약 13만명으로 추산되며 올해 말에는 30만∼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서버분야에서 리눅스의 약진은 괄목할 만하다. 리눅스 서버의 가격 대비 성능이 윈도에 훨씬 앞선다는 점 때문에 무게중심이 상당부분 리눅스쪽으로 이전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리눅스협의회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올해안에 데스크톱분야에서 리눅스의 시장 점유율을 기존의 3%에서 10% 수준으로 높이고 서버분야에서는 현재의 15%에서 3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컴퓨터 사용자 환경을 고려할 때 이번 리눅스 행사를 계기로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던 리눅스 사용자들의 결속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행사 기간에는 리눅스 공급을 놓고 국내외 업체간에 치열한 홍보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OS분야의 경우 국내 기반이 취약한 상태인데 최근 리눅스 OS분야의 대표적인 회사인 레드햇이 컴팩·리눅스원 등과 제휴해 국내 진출키로 한 데 이어 이어 내년에는 직접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여기다 수세리눅스·터보리눅스·칼데라리눅스 등 굴지의 리눅스기업들이 국내 시장 공략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 기간 관람객들은 이같은 시장동향을 염두에 두고 전시회 전반을 이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OS 배포판보다 훨씬 급속도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서버 및 임베디드 시장과 제품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통부는 이번 「글로벌 리눅스 2000」을 계기로 리눅스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계획이다.

정통부가 마련중인 리눅스 활성화 방안은 대략 3가지 정도로 정리할수 있다. 첫째 프리웨어인 리눅스의 대중화를 통해 보편적인 서비스 이용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저가격·고성능의 리눅스를 이용한 PC의 보급 확산으로 인터넷 이용 환경 구축 예산을 절감하고 교육 정보화 등 정보화사업에 리눅스를 적용해 국민의 보편적인 이용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둘째 기반기술 확보를 통한 소프트웨어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이다. 아직까지 국내의 소프트웨어 개발력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그러나 리눅스는 원천 코드를 포함, 충분한 기술자료가 공개돼 있는데다 외국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기술교류 기회가 있어 국제적인 수준의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셋째 애로기술 개발 지원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 방안이다, 리눅스의 보급 활성화와 함께 응용 애플리케이션 등 리눅스 관련 제품의 조기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와 비슷한 문화권에 속해 있는 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을 국내 업체들이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영어권 국가에서 엑셀·파워포인트 등과 같은 핵심 사무용 프로그램을 리눅스 기반의 현지어로 개발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컴리눅스의 경우 지난 3월 개발한 리눅스 기반의 중국어용 워드프로그램인 「문걸」을 중국 최대의 컴퓨터업체인 렌샹에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정통부는 이같은 장기적인 전망아래 각종 응용 프로그램 개발 지원, 한글 폰트의 개발 및 보급 지원, 시스템 메시지의 표준화 및 한글화 방안 등 각종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리눅스 전문업체와 리눅스 사용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글로벌 리눅스 2000」 행사와 정부의 육성계획을 계기로 리눅스 진영과 마이크로소프트 진영간의 시장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