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DB 재도약 꿈틀

국산 데이터베이스(DB) 중흥기가 도래할 것인가.

캄보디아 시장 진출, 삼성전자와의 디지털 홈서버 사업협력 등의 성과를 이뤄낸 한국컴퓨터통신을 필두로 한 국산 DB 관련업체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국산DB 진영의 맏형격인 한국컴퓨터통신이 최근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사시킨 데 이어 지리정보시스템(GIS)용 DB인 제우스를 공급하고 있는 한국통신데이타 역시 맵인포·아크인포 등 유수의 외산 GIS DB제품을 제치고 각종 사업권을 따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 윈베이스소프트웨어는 바다Ⅳ 기반의 전자도서관 애플리케이션 등 DB솔루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최근에는 알티베이스가 기존 상용DB보다 7∼8배 빠른 고성능 DB를 개발, 하반기부터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으로,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외산DB 공세에 눌려 대응 한번 제대로 못해본 기존 상황과는 사뭇 달라진 것이어서 앞으로 국산DB의 약진이 기대된다. 특히 이들 업체는 대부분 외부 투자기관에서 수십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하고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으며 특화된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범용 DB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이 주목된다.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은 최근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으로 DB사업 합작사인 유니SQL캄보디아를 설립해 해외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이를 통해 한국컴퓨터통신은 매년 500만∼1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둘 수 있는 것은 물론 교육정보화사업 등 캄보디아의 각종 공공 프로젝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또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차세대 디지털 홈서버용 DB와 내장형 DB를 개발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조만간 인텔칩·윈도OS·오라클DB 등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군에 맞서 삼성 알파칩·리눅스OS·유니SQL을 한데 묶는 공동전선을 펼치기로 했다.

이밖에 2년내로 12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인력 수십여명을 국내로 영입해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비롯, 국내 8개 대학과 연구개발 전략제휴를 통해 우수한 인력을 모집하는 등 시장·기술 기반을 다져나갈 방침이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올해 내수 80억원을 포함해 14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한국통신 출자 벤처기업인 한국통신데이타(대표 김장수)는 GIS용 DB인 제우스로 올해 5월 현재 40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전체 매출의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대구소방본부를 비롯해 부산체신청 전파관리시스템, 새주소 솔루션 사업 등에서는 맵인포·아크인포 등 세계적인 제품을 제치고 벤치마크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 공급자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대구에 이어 부산 등지로 확대되는 소방 솔루션사업과 자치단체별로 추진하는 새주소 솔루션 사업 등에서 입지를 굳혀 최소 8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인다는 방침이다. 김장수 사장은 최근 8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앞으로 인력을 늘리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1·4분기 코스닥시장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윈베이스소프트웨어(대표 이재환)는 ETRI에서 개발한 멀티미디어DB인 바다Ⅳ 기능을 향상한 OQLAS를 상용화한 데 이어 DB기반의 전자도서관 애플리케이션인 북웨어를 통해 수요발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영진전문대·남산도서관·과학기술부 등의 북웨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데이터마이닝·인터넷솔루션·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와 전략제휴를 맺고 DB기반 솔루션 사업을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 일본 DB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을 기점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내년에는 외부투자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알티베이스(대표 노상우) 역시 7월경 고성능 DB인 스피너를 출시해 본격적인 수요발굴에 나선다. 스피너는 디스크 기반의 기존DB와는 달리 주메모리 상에 상주해 실시간으로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제품으로 일반 DB에 비해 성능이 7∼8배 빠르고 오라클 등 상용DB와 연계해 활용도가 높은 특정 데이터를 전용으로 처리하는 캐싱DB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다.

알티베이스는 현재 모 업체와 인터넷 트랜잭션 처리와 관련된 대규모 DB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하고 올해 참조사례 발굴을 위주로 사업을 벌이는 한편 내년부터 본격적인 내수공략과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