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물류업체들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물류기지 확보 및 수송에 관한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현대택배·한진 등은 남북한간 해운수송망과 경의선·경원선 등 철로수송망의 복원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조만간 화물의 환적과 수송에 관한 협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남북교류의 핵심분야로 급부상할 물류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물류가 남북경협의 필수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비싼 물류비용과 수송체계의 어려움 등으로 남북간 원활한 물자교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아래 물류비 절감과 운송체계 조기확립 등에 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대북지원 비료 등 대북관련 물자수송을 담당해온 대한통운(대표 곽영욱 http://www.korex.co.kr)은 남북철도가 연결될 경우 러시아와 중국까지 연계수송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최근 중국 국영해운사인 중국해운총공사와 광양항 하역·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북한과 아시아대륙을 연계한 물류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따라 일본 고베항을 이용하던 중국과 미대륙간 컨테이너 화물의 환적이 광양항으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광양항이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물류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대한통운측의 설명이다.
또한 대한통운은 대북물류는 육로를 활용할 경우 해상보다 70∼80%의 수송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대북물자 수송경험을 홍보해 대한통운이 가진 육상운송의 강점을 집중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금강산관광 관련 물류를 담당해온 현대택배(대표 윤영우, http://www.hlc.co.kr)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현대건설과 현대아산이 추진해온 대북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돼 각종 건설물량과 수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대북 물류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미 현대건설 등과 인천에서 남포까지 건설물자 수송·포장·통관·하역 및 해상운송을 비롯한 선적서류 발행 등 제반 물류업무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한 상태며 지난 1월부터 인천 남항 소재의 현대택배 대북 수송기지에서 평양체육관 건설을 위한 물자수송을 시작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지난달 현대상선과 업무제휴해 북한 특산물을 수입, 전자상거래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한진(대표 김인진 http://hanjin.co.kr)은 남북경제협력에 따른 남북한 해운협정 체결로 항만 개방이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북 지원물자 수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경험을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북한 항만시설의 취약 등 인프라 구조의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아래 본격적인 참여시기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으며 남북경제협력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면 주요 항만간 정기항로를 모색하는 등 대북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CJGLS(대표 박대용 http://www.cjgls.co.kr)는 국내 가전업계가 북한에서 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할 경우 국내 반입 및 남북 생산품의 교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른 물류수요 증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관련, 물류전문회사의 특성을 살려 철도수송 등 운송수단을 확보하고 이른 시일내에 복합물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