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소프트웨어분야 대북협력 가장 유망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일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제한되어 왔던 협력이 컴퓨터 전 분야와 전문인력교류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4일 2차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협력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키로 함에 따라 지금까지 남북경협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각종 규제가 완화돼 컴퓨터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은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간동안 북한 컴퓨터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평양의 조선콤퓨터센터를 방문해 컴퓨터·소프트웨어분야의 현지 사정을 파악하고 협력가능성을 타진했다.

대북경협사업을 이끌어갈 우리측 재계인사들의 조선콤퓨터센터 방문은 북한 당국의 관심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IT분야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실질적인 대북경협사업의 첫단추가 이분야에서 성사될 가능성을 시사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콤퓨터센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의해 지난 90년 설립된 기관이라는 점과 지난 3월 조선콤퓨터센터와 함께 중국 북경에 「삼성·조선콤퓨터 소프트웨어 공동협력 개발센터」를 설립한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이 이번 수행단에 포함돼 직접 조선콤퓨터센터를 참관함으로써 이번 남측 재계인사들의 방문을 계기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분야에서 남북간 구체적인 협력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조선콤퓨터센터는 남측의 국어정보학회와 남북한 한글(조선글)정보화의 일환으로 지난 96년 남북간에 합의한 정음기호 28자 기반의 새로운 컴퓨터 문서작성기(가칭 온누리 보편화 글편기)의 공동 개발을 협의해 왔다.

또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내년 1월부터 남북한 통합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키로 하고 소프트웨어전문가 10명을 연구원으로 삼성전자에 파견, 워드프로세서 개발업무에 착수한 상태다.

조선콤퓨터센터는 그동안 북한 전역에서 그림이나 음악 등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가진 인재를 선발, 교육을 통해 전문프로그램으로 양성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전문회사로 소프트웨어개발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날 이곳을 방문한 우리 대표단에게 외국에서도 아직까지 상용화되어 있지 않는 마이크를 이용해 책을 읽으면 그 음성이 컴퓨터화면에 정확히 입력되는 음성인식프로그램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

현재 이 센터 산하에는 평균 26세의 800여명의 우수한 컴퓨터전문인력이 상주해 근무하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들의 인적교류가 이루어질 경우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남한과 북한간 소프트웨어기술 교류와 관련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