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 및 전문잡지 지상에 플라즈마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플라즈마 절단·세정·에칭·경화·표면개질(Surface Modification) 등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플라즈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플라즈마」란 단어가 붙는 기술이나 시스템은 거의 대부분을 선진국에서 들여와 사용하곤 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플라즈마는 형광등이나 번개, 원자로의 내부 핵분열처럼 지구상의 원소가 어떠한 외적인 자극에 의해 이온·중성자·전자 등으로 분리돼 있는 불안정한 상태를 말하며 이때 각각의 원소가 갖고 있는 특성, 주어진 조건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다.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플라즈마 금속경화 시스템은 이미 소련·독일·미국 등지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무기산업과 항공기·자동차 등에 사용돼온 기술로서 원리는 극히 간단하다.
진공로 내부에 경화처리하려는 물건을 장착해 마이너스(-) 전기를 띄게 하고 내벽에 플러스(+) 전기를 걸어 수백볼트 이상의 전위차를 주면서 그 사이로 질소·탄소·수소 등의 가스를 흘려주면 급격히 움직이는 전자와의 충돌로 인해 플라즈마가 발생한다. 이때 플러스 이온화한 입자들이 마이너스 전기를 띄고 있는 피처리물 조직 사이로 침투가 확산되면서 강력한 경화 층을 생성시킨다.
플라즈마 기술은 공해가 없고 처리온도가 낮으며 치수 변형이 거의 없는데다 처리 원가마저 기존의 열처리·표면처리보다 월등히 저렴하다. 이에 따라 무기산업·정밀기계·자동차·전자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며 이미 선진국에서는 자동차 기어, 산업기계의 실린더, 전자 부품·금형 등에 적용해 높은 수명연장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플라즈마 에칭 기술은 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의 경우 칩 본딩전에 미세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플라즈마 에칭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PCB 산업에 있어서도 홀 가공 후 도금 전에 홀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와이어본딩 전에 금도금 표면의 도금시 석출되는 산화니켈 등 이물질 제거, 본딩의 밀착력을 증가시키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여기에다 플라즈마는 화학약품을 이용한 세정 방법보다 원가를 10분의 1 이하로 절감하는 동시에 공해 유발요인을 없앨 수 있는 최첨단 기술로서 최근들어서는 플라스틱 사출품의 이형재 제거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앞으로는 약품소독 대신 완벽하고 짧은 시간내에 수술기구·병·식기·음식물 등에 붙어 있는 각종 병원균의 살균에도 사용될 전망이며 특히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갈 대형 TFT LCD나 PDP 제조시에도 활용되는 등 그 응용과 활용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국내에서는 이러한 활용기술이 이제 도입되는 단계에 있으므로 대다수 기업이 아직 옛날 방식의 기술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할 만한 곳이 거의 없는 단계로 전문인력 수급이 어렵고 연구·시설 투자비 부담이 커 개발에 나서려는 기업이 적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국내 주요 그룹들이 수천억원을 들여 플라즈마 탈황·탈질·집진 시스템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도 점차 관심을 갖는 연구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므로 국내에서도 2∼3년 이내면 플라즈마 기술이 보다 친숙한 기술로서 여러 용도에 사용돼 우리 산업 발달과 환경보호에 큰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