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됨에 따라 중소 전자업체들의 남북경협사업도 활기를 띠는 한편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도 북한에 새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 전자업체들의 대북 경협사업은 앞으로 위탁가공물량을 확대하는 방안과 중소기업 전용공단에 입주하는 방안 그리고 대기업이 조성하고 있는 공단 및 전자단지에 진출하는 방안 등 크게 세가지 분야로 나뉘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위탁가공업 분야와 전용공단 조성사업은 중소 전자업체들이 남북경협에서 크게 기대를 거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위탁가공은 인건비 외에 추가적인 부담이 적어 자금력과 정보력에서 대기업에 뒤지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진출이 용이한 분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모터의 북한 임가공사업을 전개해온 삼홍사의 최낙선 상무는 『그동안 여러가지 제약으로 임가공 생산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적·물적 교류 범위가 확대된다면 기술지도사업 등이 활기를 띠면서 임가공물량도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상무는 또 『여건만 조성된다면 단순 임가공사업에서 탈피해 북한지역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직접 투자에 나서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변화에 따라 대북경협사업의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 전용공단은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북한에 진출하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추진하고 대북진출의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중소 전자업체의 대북경협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이상엽 과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전자부품단지 조성사업에 본격 나서 북한측과 평양지역에 2만평 규모의 전자부품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심도깊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소 전자업체들이 북한 진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또 다른 방안은 현대와 삼성 등 대기업의 공단 및 전자단지에 진출하는 것을 들수 있는데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서해안공단 및 통천지구 그리고 삼성의 평양전자단지 등에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전자조합 주관으로 첫 방국길에 오르는 한국코아 유광윤 사장은 『우선 이번 방북을 계기로 EI코어와 모터코어 생산설비·금형 등을 북한에 보내 임가공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점차적으로 대북투자를 확대해 평양전자단지에 규소강판 코어를 1차 가공하는 코일센터의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아직까지 북한과의 인적·물적 교류가 제한적이어서 단기간에 대북경협의 성과를 가시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앞으로 북한이 중전기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생각』이라며 대북경협사업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 가운데 한국쓰리엠의 브래드 사우어 사장은 『북한에서의 사업여건 등 상황 변화를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게차 생산업체인 클라크그룹과 정보통신용 반도체 솔루션 생산업체인 커넥선트시스템스 등도 「분위기 조성」을 기다리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