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매너 교육, 정보통신 업계 新(신)문화로 등장

「이번 워크숍의 하이라이트는 매너 교육입니다.」

최근 정보통신 업계에 신풍속이 자리잡고 있다. 1박 2일간 개최되는 워크숍에서 서비스 교육을 집중적으로 강의한다거나 전문 서비스 매너스쿨에서 전직원 교육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는 최근 열린 자체 워크숍에서 고객만족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의를 받는 이색적인 자리를 가졌다. 주 내용은 전화예의를 비롯해 복장, 영업수칙, 이미지 관리 기법 등 기본적인 매너 교육. 그 동안 워크숍이 전략회의나 매출실적 발표가 대부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평소 고객만족을 강조하던 이수용 사장의 「특명」에 따라 실시된 이번 교육은 직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이고, 교육 이후 고객관리나 전화응대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잠시만요』라는 단어가 입에 붙어 있던 직원들이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가 일상생활화됐는가 하면, 『누구신데요』는 『어디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일명 「쿠션의 단어」가 생활화된 셈이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던 고객들도 연유를 알게 된 이후 「Good」이라는 말을 연발했다는 후문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루넷과 한국PSI넷은 아예 서비스 매너스쿨에서 전문교육을 받았다. 하루 일정으로 서울 힐튼호텔 트레이닝센터를 찾은 두루넷은 사장 휘하 전직원이 참가,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두루넷은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트레이닝센터에서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팀별로 불시에 전화를 걸어 전화응대 서비스를 체크하고 점수를 매긴다.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적으로 점수를 공개하는 한편 재교육을 받게 하는 등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두루넷의 인사팀장은 『고객이 폭주하면서 고객지원실 이외에 현업부서에서도 적절한 고객응대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매너교육을 실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 통신업체인 하나로통신도 서비스 매너교육을 실시키로 하고 힐튼호텔 서비스 매너스쿨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져 정보통신 업계의 서비스 교육은 유행처럼 확대될 전망이다.

은행이나 백화점 직원에게만 해당되던 매너교육이 이렇게 정보통신 업계에 신조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친절 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이 기업의 매출 확대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 되기 때문.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경쟁이 가속화하는 속에서 고객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아이티플러스의 한 마케팅 관계자는 『영업이나 기술지원도 일종의 서비스』라며 『단순히 솔루션이나 제품영업, 기술지원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던 정보통신 산업이 서비스 경쟁으로 한차원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튼호텔 최승룡 과장은 『친절 서비스에 대해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정보통신 업계에서 최근들어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중시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전했다. 최 과장은 『하지만 원래 완벽한 매너교육을 위해서는 최소 이틀간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워낙 정보통신맨들이 시간에 쫓기는 탓에 하루만에 끝내줄 것을 원하는 회사가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힐튼호텔 이외에 대한항공 서비스 아카데미, 신라호텔 교육원, 아시아나항공 서비스 컨설팅, 에버랜드 서비스 교육원 등이 전문 서비스 매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