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위성방송 사업추진 난항

유사위성방송업체들이 프로그램 부족과 수익사업 부재 등으로 서비스를 잇따라 중단하는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통신위성을 통해 위성방송을 송출해 온 원TV·미르셋·필립위성 등 유사위성방송사들은 MBC측에서 자사의 프로그램 송출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는 등 말썽이 일자 위성방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또 일부 유사위성방송업체들은 자체 프로그램 제작을 확대하거나 위성을 통한 인터넷서비스에 나서기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통신용 중계기(CS)나 해외위성체를 활용해 위성방송을 실시하는 유사위성방송사업의 경우 법적인 규정이 없어 누구나 손쉽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사업자들이 난립하는 등 사업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개국한 원TV(대표 양장석)는 MBC프로덕션과의 프로그램 공급 계약이 파기됨에 따라 최근 방송을 일시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MBC 국제협력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1시간 30분 분량의 뉴스와 함께 정식 계약없이 MBC 드라마 등 프로그램을 주로 방송해 왔으나 최근 MBC측이 뉴스 이외의 프로그램 송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방송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원TV는 이달말 방송재개를 목표로 KBS·SBS 등과 프로그램 공급에 대해 협상하는 한편 케이블TV업체 등과 협력해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다.

미르셋(대표 용창호)도 MBC의 녹음·녹화 프로그램을 홈쇼핑 광고와 함께 편성해 송출한 것과 관련, 지난달 MBC프로덕션측이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힘에 따라 5월 중순부터 방송을 중단하고 「시험방송중」이라는 화면만 내보내고 있다.

미르셋은 향후 녹음·녹화 프로그램으로 인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7월초부터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50% 이상 편성해 방송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필립위성(대표 박성철)도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2개 채널중 MBC프로그램을 위주로 편성해 방송하던 1개 채널의 방송을 일시 중단했다.

이 회사는 지상파 방송 전송을 지양하고 프로그램 제작 등 내년에 정식 위성PP로 등록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C프로덕션의 관계자는 『위성방송 사업에 참여할 MBC로서는 유사위성방송사들이 MBC프로그램을 과다하게 내보내는 것을 묵인하기 어려웠다』며 『유사위성방송사들에 대한 마땅한 법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향후 법 제정시 분쟁 소지가 있는 계약은 자제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