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만 날리고 있는 「한일 전자상거래(EC) 연계사업(인게셉)」.
한때 세계적으로 드문 국가간 전자상거래(EC) 연계프로젝트로 알려져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게셉(http://www.shopasia.co.kr)이 개점 두 달이 넘도록 소비자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정보통신부나 일본 우정성, 참여기업 모두에게 인게셉은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16일 현재 국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일본 상점은 두 곳에 불과하고 지난 4월 개설 이후 단 한건의 거래실적도 없었다. 일본 사이트에 등록된 국내 상점은 8개 정도지만 실제 거래실적은 일주일에 한두건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특히 불편한 지불결제 및 국제배송 절차는 소비자의 기피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독자적인 직불카드 방식을 채택한 반면 국내에선 SET·SSL 방식을 적용, 지불시스템간 연동도 불가능한 것이다. 때문에 국내 사용자의 물품구입대금은 우체국으로 입금된 뒤 일본 우정성 등을 거쳐 한 달 후에나 일본 상점에 이체된다.
인게셉 프로젝트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애초부터 「자연스런 국제간 교역」이라는 EC의 속성을 무시했다는 데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정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아마존이나 델컴퓨터 등 유명 사이트는 해외 거래가 활발하다』면서 『기업의 마케팅이나 시장 성숙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질 국가간 EC 문제를 상이한 제도·시장 상황의 해결 없이 억지로 드라이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게셉 관계자도 『인게셉을 활성화시킬 만한 뚜렷한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면서 『민간업체에 완전히 넘기려해도 나서는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 마디로 참여업체에도 처치곤란한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주관기관인 한국커머스넷은 『오는 9월 대만·싱가포르까지 연계해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의 시각은 냉담하다. 이에 따라 인게셉은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국가간 EC연계」라는 당초 취지가 단지 요란한 홍보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