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탁토론회 주제발표

발표자 : 임관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주제:「과학·기술발전 장기비전」

과학기술의 가속적 발전은 과학기술 자체의 비약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다른 변화요인들이 형성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진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변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과학의 진보와 기술 혁신은 미래사회에서의 국가경쟁력과 사회발전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충격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25년까지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노동 및 자본 의존형 성장모델을 대체하고 핵심기술의 선진국 의존도를 개선할 수 있는 국가 성장의 새로운 원천인 과학기술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목표는 세계 일류상품과 특화기술의 독자적 창출 능력 확보를 통한 선진경제의 실현, 주요 기반 기술분야의 기술고도화를 통한 선진사회형 국민 복지의 실현 및 선진사회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견인하는 생명·에너지·환경 등 주요 기반 기술 분야에서 핵심기술의 역량을 확보해 한국의 독자적 과학기술 능력을 구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향후 25년간 평균 잠재성장력은 현재의 산업구조 및 과학기술 수준을 유지한다고 할 때 연평균 3% 수준이며, 이럴 경우 2025년 우리의 1인당 국민총생산은 1만8000달러에 그치게 된다. 산업구조의 개선이 이뤄져 연 5% 수준의 성장을 지속한다고 해도 3만 달러를 넘지 못하고 연 6% 이상의 고도성장을 25년간 지속해야 3만5000달러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고도성장을 유지하려면 사회 여러 분야에 많은 선행투자가 필요하며, 이중 가장 필수적이고 확실한 투자는 교육 및 과학 기술에 대한 장기적 안목에서의 지속적인 투자일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위해서는 5개의 새로운 정책기조도 필요하다.

첫째, 정부주도·개발중심에서 민간주도·확산중심의 혁신체제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정책의 의사결정 중심이 정부 부문에서 민간 부문으로 이동하고 과학기술자와 전문관료 중심으로 과학기술 정책수립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공급확대를 중시하는 투자확대전략에서 효율적 활용을 중시하는 투자배분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지금까지의 투입 일변도의 과학기술정책에서 벗어나 연구개발투자의 지속적인 확대와 함께 투입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 비중을 두고 투자배분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

셋째, 국내 완결형 연구개발 체제에서 글로벌 네트워크형 연구개발 혁신전략으로의 수정.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 걸친 개방화, 세계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국제화와 함께 연구개발체제도 「국내 완결형」에서 「글로벌 네트워킹형」으로 전환해 세계 연구개발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세계 첨단과학기술 정보를 획득·활용해야 한다.

넷째, 단기적인 수요 대응형 기술개발전략에서 장기적인 시장창출형 혁신전략으로 과학기술의 중심축이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창의적 연구에 대한 투자재원을 확대해 지원비중을 늘리는 한편 각 부처에서 수행중인 연구개발사업에 산재되어 특정기술 분야별로 수행되고 있는 기초연구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정부연구개발 사업의 재편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국가경영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학기술관련 비정부기구(NGO)를 육성해 정부의 각종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며 과학기술의 우선순위를 상향조정토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토론의 목적은 과학기술 발전 장기비전의 공유를 촉진하는 데 있다. 또 향후 20여년 후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젊은 세대의 성취동기와 과학기술 능력배양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반 국민과 과학기술 관련인사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