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SDI·전기 등 삼성의 전자 3사가 올해 막대한 매출과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전자산업에 대한 삼성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가전 등 전자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는 3사가 막대한 순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신규투자를 단행하게 되면 선행투자가 중시되는 차세대 제품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막강한 힘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버나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어난 7조873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지난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00억원, 3400억원 늘어난 1조3500억원과 9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 회사가 올초 계획한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예상과 달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급속도로 불어난 셈이다.
매출 호조는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삼성SDI의 경우 올상반기 순익이 지난해에 비해 130% 이상 증가한 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 3사의 관계자들은 『내심 기대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적은 하반기에도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가격상승으로 순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통신 부문과 디지털가전·백색가전 분야도 전반적인 국내외 수요증가로 하반기에도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가격하락 움직임과 이동전화의 대중국 수출 감소 등이 우려되나 삼성전자는 TFT LCD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대중국 이동전화 수출물량도 미미해 애초 29조원에서 32조원으로 상향 조정한 올해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 역시 인터넷 보급 확산에 따른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의 수출이 활발한데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이자 부담 감소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통신시장의 급성장으로 다층세라믹칩콘덴서(MLCC)·표면탄성파(SAW)필터·다층인쇄회로기판(MLB) 등 고부가가치 칩 부품과 이통통신부품의 판매가 원활해 하반기에도 매출 급증을 점쳤다.
이 때문에 3사는 최근 매출 목표치를 각각 3∼10% 정도 상향조정하고 있다.
◇넘치는 투자 여력
3사의 매출 동향에서 두드러진 것은 순익의 대폭 증가다. 세 회사 모두 올해 순익에서 세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경상흑자를 기록하고도 삼성자동차에 대한 투자손실로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전기는 무려 380%를 웃도는 순익 신장을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가격 상승으로 순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TFT LCD의 가격하락 움직임과 이동전화의 대중국 수출 중단도 삼성전자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인터넷 특수로 부가가치가 높은 CDT의 수출이 활발한데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이자 부담 감소로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기는 통신시장의 급성장으로 MLCC·SAW필터·MLB 등 고부가가치 칩 부품과 이통통신부품의 판매 확대를 기대했다.
3사는 삼성자동차에 대한 투자 손실분을 이미 턴 상황에서 막대한 순익을 거둘 것이 확실해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0㎜ 웨이퍼 및 차세대 TFT LCD 생산라인에 대한 신규투자를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유기EL·2차전지 등에 삼성전기는 대대적인 설비증설과 주문형반도체(ASIC) 등 신규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모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3사는 차곡차곡 쌓이는 순익으로 투자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규시장은 선행투자한 업체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들이다. 전자 3사가 막대한 순익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자 국내외 경쟁사들은 3사의 상반기 실적이 나오기도 전에 벌써부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