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디스플레이 한·미 로드맵 윤곽

디지털TV용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해상도는 올해 1024×768에서 2003년께 1920×1080으로 높아지고 수명 또한 2만시간에서 3만시간으로 연장된다.

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의 두께는 올해 120㎜에서 2003년께 90㎜, 2005년께 80㎜로 얇아지고 밝기는 300칸델라에서 2003년께 500칸델라, 2005년께 600칸델라로 높아진다.

이같은 전망은 한국과 미국의 디스플레이 단체인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EDIRAK)과 미국디스플레이컨소시엄(USDC)이 공동으로 제정중인 시장 및 기술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양측은 일단 디지털TV용 TFT LCD와 PDP는 물론 △모니터용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일반 노트북컴퓨터용 △고성능 노트북컴퓨터용 △휴대용 등 모두 7종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로드맵을 잠정 확정했으며 이르면 올 9월께 최종 확정한 2000년 로드맵을 발간할 예정이다.

양측은 또 변수가 많아 로드맵 작성을 늦춘 유기EL과 IMT2000용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올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로드맵 내용

지난주 EDIRK 주최로 양지리조트에서 열린 차세대 평판표시장치 기반기술개발사업 워크숍에서 처음 공개된 로드맵에 따르면 모니터용 디스플레이의 패널 크기는 지난 98년 14.1인치에서 2001년께 15인치, 2004년께 17인치 및 18.1인치로 커지고 소비전력은 15∼40W에서 2001년 10∼30W, 2004년 10∼25W로 낮아질 전망이다.

또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디스플레이의 크기도 18∼20인치에서 2001년 24인치, 2004년 30인치로 커지고 해상도는 1280×1024에서 2001년 1920×1200, 2004년 2560×2048로 높아지는 등 대형화·고성능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12.1인치가 주종인 일반 노트북컴퓨터용 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13.3인치 및 14.1가 주종을 이루고 좌우·상하 시야각은 현 90도와 40도에서 2001년 100도와 60도로, 2004년께에는 120도와 90도로 넓어질 전망이다.

고성능 노트북컴퓨터용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14.1인치에서 2001년 15.2∼16.5인치, 2004년 15.7∼16.5인치로 커지는 대신 두께는 7㎜에서 내년 6㎜, 2004년 5㎜로 얇아지며 해상도는 1024×768에서 2001년 1280×1024, 2004년 1600×1200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4인치짜리 모노 STN LCD를 주로 쓰는 휴대형 디스플레이는 2003년부터 4∼8인치 컬러 STN LCD의 보급이 활성화되고 밝기도 올해 100칸델라에서 2003년 150칸델라, 2005년 150∼200칸델라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밖에 제조원가는 PDP가 올해 9000달러(42인치 기준)에서 2003년 4000달러, 2005년 3000달러로 낮아지고 모니터용 및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디스플레이의 제조원가도 갈수록 낮아질 전망이다. 반면 고성능 노트북컴퓨터용 디스플레이와 휴대형 디스플레이의 제조원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로드맵 제정의 의미

비공개로 이뤄지는 한국과 미국의 로드맵 공동제정은 평판디스플레이의 주요 생산국인 한국과 최대 수요처인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나온 것이다.

지난 98년 말 EDIRAK와 USDC가 공동 로드맵을 작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미래 평판디스플레이시장과 기술의 전개방향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양국의 이익을 도모하자는 것이었으머 올들어 지난 2월과 5월 두차례의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결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본업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논의에서 배제된 일본업체들은 자칫 미래 평판디스플레이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업체들은 로드맵 작업에 참여하려 하나 여의치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 한국업체들은 경쟁상대인 일본업체들의 참여가 달갑지 않아 애써 배제하고 있으며 미국업체들도 주요 생산국인 한국과의 협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올 9월께 최종 로드맵이 나오면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국내 정보기술(IT)업계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선진기술 로드맵을 제정하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