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니아라면 「그녀의 기사단」이라는 공개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지난 98년 하이텔을 통해 처음 공개돼 수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던 이 게임이 2년여의 보강작업을 거쳐 상용 제품으로 다시 출시됐다.
이 게임의 배급사인 애니미디어의 손재명 사장(32)은 『공개 게임으로 나온 버전에 비해 상용 버전은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됐습니다. 기본 뼈대는 공개 게임과 같지만 보강작업 이후 복잡하고 다양해진 게임의 구성은 기존에 공개 게임을 접해본 게이머들도 새로운 게임으로 느낄 것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애니미디어가 배급을 맡고 있지만 「그녀의 기사단」의 실질적인 개발자는 김광삼씨라는 게임광이다.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김광삼씨는 하이텔 게임 동호회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한다. 「호랑이의 분노1, 2(92년, 94년)」 「푸른매(95년)」 「별과 소녀팀」 등과 함께 만든 「그녀의 기사단」이 모두 그가 만든 공개 게임이다.
특히 김광삼씨는 「그녀의 기사단」을 상용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2년간의 작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6월 15일 「그녀의 기사단」은 시장에 출시됐고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턴 방식을 취하고 있는 「그녀의 기사단」은 전통적인 RPG면서 새로운 시도들로 돋보인다. 비슷한 국산 게임들이 전투를 위주로 한 단방향성의 게임인 반면 「그녀의 기사단」은 멀티스토리 라인을 기초로 하고 있다.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분기점을 갖고 있으며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대화구조는 재미를 더한다. 또한 「그녀의 기사단」에 적용된 턴의 운용방식도 다른 게임의 그것과는 다르다. 현재 자신의 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턴 타임을 아끼거나 다음 턴에서 끌어다 사용할 수 있다. 세밀한 그래픽은 은은한 화면 분위기를 연출해 내며 쿼터뷰 방식은 입체감을 더해준다.
이같은 게임의 장점에다가 개발자인 김광삼씨의 인기도, 과거 공개 게임으로서의 지명도 등을 감안할 때 「그녀의 기사단」은 대작의 관문인 1만장 판매가 무난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그녀의 기사단」에 적용된 새로운 시도들을 마니아층은 신선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일반인들로서는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난해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배급사인 애니미디어는 이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등학생 및 대학생 등 정통 RPG 마니아 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통해 인기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손재명 사장
-그녀의 기사단을 소개한다면.
▲그녀의 기사단은 턴 방식을 취하고 있는 RPG면서도 기존의 RPG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새로운 요소들을 구현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정통 RPG를 기반으로 하면서 기존 RPG의 틀을 깨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녀의 기사단은 얼마나 출고를 했고 연말까지 어느 정도나 판매할 수 있다고 보는지.
▲지난 6월 15일 출시했고 현재 전반적인 패키지게임 시장이 좋지 않아 현재까지 급격한 판매 신장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니아 층이 많아 최소한 1만장 이상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 특히 아시아쪽으로 수출을 하기 위해 소프트차이나 등 해외 협력업체들과 접촉중이다.
-애니미디어는 어떤 회사인지.
▲지난 99년 1월에 설립된 게임개발 및 유통업체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13억원 정도다. 올해 상반기 동안 해외 수출을 포함해 약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유통사업부와 개발부 내에 2개의 자체 개발팀을 두고 온라인게임인 「리볼버1774」와 경영 시뮬레이션 PC게임인 「벤처타이쿤」을 개발중이다. 향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게임뿐만이 아닌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