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이는 위성방송사업자 선정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위성방송컨소시엄 업체들의 자율적인 통합이 무산되면서 방송위원회가 컨소시엄 가이드라인을 발표, 이 조건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위성방송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한국통신·DSM·일진 등 3대 진영의 전략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방송사업권 향배를 둘러싼 방송산업 환경과 업체들의 전략 등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방송위원회의 가이드라인 발표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컨소시엄은 DSM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위성방송컨소시엄(KSB)이다.
KSB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한국통신이 대주주 지분 20% 제한과 지상파 방송의 직접참여 불가 등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짐으로써 힘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KSB측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대체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전반적으로 볼 때 위성방송 사업 성공을 전제로 고심한 내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대주주의 지분을 20%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공동대주주 형태로 각사가 10∼12%의 지분을 갖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으며 지상파방송사의 참여도 없기 때문이다.
KSB측은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로 유리한 입장에 놓인 만큼 한국통신과 일진이 주도하고 있는 나머지 컨소시엄과 그랜드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통신은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두 날개를 잃게 됐다.
방송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한국통신측은 즉각 이번 가이드라인이 법적 근거없는 자의적인 규제와 행정기관으로서 할 수 있는 재량을 벗어난 내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방송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일단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권한의 남용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강경책과 함께 그랜드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다시 재개하는 등 협상의 여지는 남겨놓기로 했다.
최근 위성방송컨소시엄을 구성한 일진도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일단은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진은 후발업체인만큼 DSM과 한국통신에 비해 다소 불리한 입장이지만 전문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사업자 선정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송위의 가이드라인이 확정됨에 따라 이를 수용하는 DSM과 일진이 상호이익을 위해 활발한 협상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나 한국통신 진영은 방송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무력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SB는 데이콤 자회사인 DSM과 SK텔레콤·뉴스코퍼레이션·동아일보·디지틀조선·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롯데쇼핑·동원산업·한솔텔레컴·대림정보통신·대상그룹 등 11개로 이뤄졌다.
이들 업체는 KSB의 공동대주주로 각각 10∼12%의 지분을 갖고 초기자본금 약 1500억원 규모의 법인설립 절차를 마친 뒤 내년 상반기 중 실시될 예정인 위성방송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한국통신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컨소시엄은 신문·지상파 방송사 등 16개 언론사와 삼성·현대·한화·금호·한솔·코오롱 등 6개 그룹 계열사, 15개사 PP, 제조업체 등 50여개 업체로 구성됐다.
한국통신이 주도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초기자본금 3000억원으로 한통이 제1대주주, KBS가 제2대주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일진은 현재 중견기업, 케이블 사업자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접촉 중이며 30여명의 주요 주주구성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