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벤처지원 포럼]이금룡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옥션 사장

우리는 지금까지의 남북경협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과의 교역규모 중 약 3분의 1은 우리가 북한에 원자재를 보내 임가공해 다시 들여오는 위탁가공형태로 주로 남한의 기술 및 자본과 설비, 북한의 값싼 임금과 공단입지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경협사업이 추진돼 왔습니다. 때문에 남북한간 재화의 교류는 늘어났어도 북한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으로 남북경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위탁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지식정보화산업을 중심으로 경협의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남북경협사업에 벤처기업을 비롯한 정보기술업체의 동참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특히 북한은 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이 발달했고 소프트웨어 관련기술에서는 우리나라와 3∼5년 정보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발전해 있어 다른 어느 분야보다 경협의 실현성이 높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상당 수준의 기초과학기술, 양질의 인력과 짧은 물류거리 등 굳이 경영학적인 분석을 통하지 않더라도 북한은 우리에게 매력적인 경제 파트너인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정보화 촉진의 근간이 되는 통신시설 기반이 상당히 취약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우리와의 경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간 인프라부터 우선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