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노다지를 캐라.」
중견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들이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제품수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잇따라 거두면서 이 지역 시장이 국내 SW업체의 전략적인 수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케미스·서버테크·유니보스·한국컴퓨터통신·이글텍·버추얼텍 등 국내 주요 SW업체들은 최근 인도네시아·필리핀·캄보디아·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 각 지역 국가에서 제품 수출과 프로젝트 수주에 이르는 성공적인 시장진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인트라넷 솔루션에서부터 데이터베이스(DB), 전사적자원관리(ERP), 지리정보시스템(GIS) 솔루션, 고객관리(CRM) 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단순한 제품 공급에서부터 컨설팅, 전체 프로젝트 총괄 등의 주요 역할이 국내기업에 주어져 국내 SW업체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활발한 움직임은 동남아 지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사한 동양권 문화를 갖고 있으며 정보기술(IT) 수준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국내 기업들이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 특히 미국 기업의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데다 자금력이 넉넉지 않은 지역사정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은 국산 제품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ERP 전문업체인 케미스(대표 박병형)는 지난 19일 자체 개발한 ERP 패키지인 「예스!ERP플러스」를 인도네시아 신발 제조업체인 KMK글로벌스포츠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MK글로벌스포츠는 연간 매출액 6000만달러 규모의 나이키 신발 OEM 제조업체로 1차 수출 규모는 35만달러이며 추후 공급망관리(SCM), 고객관리(CRM) 등을 추가로 도입할 경우 수출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케미스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ERP 시장을 선점해나간다는 전략을 밝혔다.
웹 관련 서버 솔루션 전문업체인 서버테크(대표 이희준) 역시 최근 인도네시아 인터넷 신생기업인 고인도닷넷에 「마이스토어」를 비롯한 자사의 모든 웹서버 및 인터넷 기반 기술을 3년 동안 라이선스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초기 30만달러에 고인도닷넷의 연간 매출 15%를 로열티로 받기로 돼 있어 올해에만 8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테크는 이번 수출을 발판으로 중국과 중남미·동유럽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고객관리(CRM) 전문업체인 유니보스(대표 오준영) 역시 말레이시아텔레컴에 캠페인 관리툴인 「오페라」를 수출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유니보스는 개발 엔진 제공업체인 SAS의 말레이시아 현지법인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8월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니보스는 말레이시아텔레컴 프로젝트에서 오페라 공급은 물론 분석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매핑·GIS 전문업체인 이글텍(대표 정상림)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국토지리청과 필리핀 국가GIS 구축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교환한 이후 현재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10년 동안 5억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GIS 솔루션 부문만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글텍은 올 10월경 본 계약이 체결되는만큼 올해부터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단계별 계약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은 최근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으로 DB합작사인 유니SQL캄보디아를 설립,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캄보디아 공공 프로젝트 발굴에 나선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올해에만 30억∼4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매년 500만∼1000만달러에 이르는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국컴퓨터통신과 이글텍은 최근 전략제휴를 맺고 캄보디아와 필리핀에서 수행하는 각각의 프로젝트에 상대방 솔루션을 채택해 사업을 진행하기로 해 수출지역 확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태국과 싱가포르 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은 버추얼텍(대표 서지현) 역시 현재까지 지속적인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버추얼텍은 태국의 전자상거래(EC)·포털서비스 업체인 시암웹닷컴에 인트라넷 패키지인 조이데스크를 판매한 데 이어 싱가포르 리눅스 공급업체인 웹워크스닷컴과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밖에 버추얼텍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말레이지아·인도네시아·브라질·인도 등과도 수출협상을 진행중이어서 조만간 수출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베스트나우·쓰리알소프트·에이폴스 등도 홍콩·싱가포르·베트남 등지에 현지법인과 합작사 설립하면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