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됐던 DVD시장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완만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복제업체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 생산시설에 대한 과잉투자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불과 1개사 2개 라인에 불과했던 DVD 복제업체 수가 6월 현재 무려 7개사에 달하고 이의 생산설비 규모는 월 평균 600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생산량은 현재 월평균 15만장에 그치고 있는 국내 DVD시장 규모와 해외로부터의 주문량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물량이다.
현재 DVD 생산라인을 갖췄거나 설비 구축을 추진중인 업체는 정문정보·에이테크·득영·태광음반·도레미레코드·SKC·인포디스크 코리아 등으로 이들의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수주물량을 둘러싼 덤핑 공세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상당수 물량을 발주할 것으로 기대되는 일부 비디오 메이저사들의 경우 대부분의 소진물량을 대만·홍콩·일본 등지에서 직수입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1∼2년내에는 공장라인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상업체들이 잇달아 DVD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나 발주물량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DVD 시장이 거센 반향을 일으키며 바람을 몰고 오지 않는 한 DVD 복제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향후 1∼2년간 20∼3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업체들의 과잉투자는 첨단 미디어인 DVD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함께 수요를 예측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식으로 설비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설비만 갖춰 놓으면 해외로부터의 수주물량이 쇄도할 것이란 기대심리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따라 설비라인의 신뢰도를 높여 해외수주 물량을 늘리는 한편 업계 자율을 통한 설비증설을 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않을 경우 유휴설비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라인안정을 통한 품질 향상 노력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재윤기자 jy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