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북한산TV의 국내 반입에 앞서 전문 기술진을 북한에 직접 파견해 현지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실시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4월 구미공장에서 품질, 생산기술, 해외지원팀 소속의 과장급 사원을 각각 1명씩 선발해 7박8일간의 일정으로 평양 대동강 TV공장에 파견, 4, 5명의 엔지니어를 포함한 100여명의 라인작업자들을 대상으로 작업지도 등 기술교육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기술팀 소속의 김대주 과장(40)을 포함한 3명의 LG전자 직원들은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통일부로부터 방북허가를 받는 등 정식절차를 밟아 방북했는데 LG전자 기술진이 북한에 직접 들어가 기술교육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6년부터 평양 대동강 TV공장에서 임가공 형식으로 컬러TV를 생산해 온 LG전자는 그동안 모델변경에 따른 작업지도가 필요할 때 마다 북한 엔지니어들을 태국공장으로 불러들여 교육을 실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주 과장은 『대부분 김책공과대학 출신으로 구성된 엔지니어들은 지적 능력과 기술습득 능력이 뛰어나 작업을 지도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며 『특히 신기술을 자주 접해보지 못한 탓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료를 요구하는 등 배움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부터 새로운 모델을 생산해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0여대의 북한산 TV를 들여와 구미공장에서 품질검사를 실시했는데 국내 생산모델과 비교해 볼 때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엔지니어와 라인작업자들의 기술 습득능력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증거라는 게 LG전자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지난 5월 컬러TV를 포함한 가전제품의 북한내 임가공 생산에 앞서 기술진을 직접 파견해 기술지도를 실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