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 소외주들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증시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첨단산업으로 분류되며 그동안 증시에서 외면됐던 층형세라믹칩콘덴서(MLCC), 인쇄회로기판(PCB), 반도체 유통 등의 업체들이 최근 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심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통신산업과 디지털가전산업 등 전방산업의 발전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면서 전자부품들의 공급부족이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MLCC 분야의 경우 6월 중 수요물량이 1200억개지만 현재 700억개 정도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PCB산업의 경우 반도체산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내년까지 연평균 36.8%의 성장을 구가할 전망이다. 이동전화용 SAW필터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이 급팽창하여 세계적으로 올해 20억개 이상이 필요하나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관련부품 생산업체들의 매출실적이 급신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경우 6월말까지의 2500억원의 매출과 780억원의 순익이 예상된다. 대덕전자, 코리아서키트 등 주요 PCB 제조업체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0% 이상 매출이 신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 현물시세 오름세로 삼테크, 제이씨현 등의 매출도 각각 1400억원과 1500억원 정도로 집계돼 지난해 매출을 이미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광전자, KEC 등의 전자부품 업체의 실적도 지난해보다 크게 신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증시의 반응은 차가웠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펀드가 대형화되면서 시가총액이 높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 종목과 통신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움직이면서 전자부품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들이 외면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기의 경우 펀드매니저들이 삼성전자의 주가가 높아지자 펀드 구성 중 삼성계열 투자 비율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삼성전기를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신가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완료되고 기관투자가가 제 역할을 찾게 되면 실적이 우량한 전자부품주로 주요 펀드의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