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최근 잇따라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벤처회사를 차리고 나서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종민 교수, 서강대 김주호 교수, 부산대 양세양 교수 등은 최근 각각 EDA 벤처회사를 설립, 비즈니스에 몸을 담았다.
이들은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설계자동화회의(DAC) 2000」에 참가하는 등 해외시장을 목표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다.
교수들의 벤처행을 달갑지 않게 보는 시각도 없지 않으나 이들은 EDA 관련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주역들로 그동안 쌓은 기술을 시장에 내놓아 취약한 국내 반도체 설계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경종민 교수는 「다이나리스(Dynalith)」를 설립하자마자 「DAC 2000」에 참가해 직접 개발한 펜티엄Ⅱ급 CPU와 「C」언어 등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에뮬레이션 제품을 선보였다.
서강대 김주호 교수는 「실리콘크래프트(Silicon Craft)」라는 벤처회사를 차렸으며 이번 전시회에 자체 부스를 마련,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부산대 양세양 교수는 「새빛기술」을 설립하고 서두로직이 마련한 마이캐드 부스를 활용, 제품 홍보에 열중했다.
이들 교수와 함께 전시회를 돌아본 서두로직의 유영욱 대표는 『이들 교수는 국내 EDA 관련 국가연구과제를 주로 수행했던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면서 『이번 회사 설립으로 보유한 기술의 부가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교수는 독창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를 발전시킬 계획이며 일부 교수는 관련 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 등에 회사를 합병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이유가 단순히 기업을 운영해보겠다는 것보다는 기술을 사장시키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기 때문이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